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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의 아동학대 실태는 어떠한가? <한국의 사회동향 2017> 보고서를 보면 안전영역에서 ‘아동학대의 발생 추이와 특성’이라는 주제 논문은 아동학대 발생 추이나 아동학대 가해자와 피해 아동의 특성을 자세하게 다루고 있다. 특히 KOSSDA에 소장되어 있기도 한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아동학대범죄 수사재판 기록조사, 2015: 사건> 데이터에 근거하여 아동학대 동기를 살펴보면 양육태도 및 훈육문제가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는 알코올 문제나 어린시절 학대경험, 불안, 우울 등 가해자 개인의 특성, 양육 부담 및 스트레스, 부부간 문제, 경제적 문제 순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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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부터 우리는 아동학대가 개별적인 특정 요인이 의해 일어나기보다 개인 및 가족 특성, 사회경제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일 수 있다. 특히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자녀양육 혹은 훈육이 아동학대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다. 양육과 훈육은 일반적으로 사적인 개별 가족의 문제이면서 동시에 가족제도를 통한 사회적 책임 문제이다. 이런 맥락에서 본다면 최근에 미디어에 자주 등장하는 아동학대의 심각성과 폭력성은 사회로부터 고립된 가족과 자녀 양육의 어려움이 새롭게 자리잡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결국 아이들은 이러한 가족 환경에서 가장 취약한 피해자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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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사회문제로 등장한 아동학대에 대해 어떤 관점의 연구들이 이루어지고 있을까? KOSSDA 홈페이지에서 '아동학대'로 검색한 결과를 살펴보면 아동학대 정의와 유형에 따른 실태와 일반 인식 조사가 주를 이룬다. 예를 들어 아동학대와 관련하여 가장 많은 자료를 기탁한 부산여성가족개발원의 <부산지역 아동학대 실태 및 인식조사, 2009: 아동/신고의무자/부모> 조사의 설문지와 코드북을 살펴보면 아동학대는 가족의 일상생활에서 부모-자녀 관계에서 일어나는 친밀하고 사적인 성격의 사건으로 이해되고 있다. 또한 신체적 체벌이 문화적으로 용인되는 우리 사회에서 아동학대는 이에 대한 문제의식이 없을 경우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고 보아 특히 부모와 신고 의무자를 대상으로 이에 대한 인식을 측정하는 문항이 들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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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를 주제로 검색되는 데이터중에 우리의 눈길을 끄는 것은 아동의 인권과 행복의 관점에서 수집된 데이터들이다. 예를 들어 한국방정환재단이 기탁한 <한국 아동·청소년 행복지수 조사, 2009: 초등학생/중·고등학생>에서는 아동 및 청소년 행복의 맥락에서 초·중·고등학생 각각을 대상으로 일상생활에서 부모와의 관계에서 학대받은 적이 있는지 질문하고 있다. 또한 성균관대학교가 기탁한 <한국종합사회조사(KGSS), 2012> 자료를 보면 한국인의 정신건강 측정 문항들에서 일반 성인을 대상으로 18세 이전 외상경험으로 아동학대를 질문하고 있다. 이러한 설문은 아동학대 경험이 트라우마로 작용하면서 삶의 전반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또한 피해 아동은 사건 시점에 고착된 어리고 힘없는 수동적인 피해자라기보다 인권을 가진 존재로서 존중받아야 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주장할 수 있는 행위자로 인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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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는 개별사건에 등장하는 가족과 아이의 불행으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이에 대한 실태와 다양한 연구들을 따라가면 지금 한국 사회가 갖는 경제적 긴장과 사회적 불안전이 아동학대와 닿아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한 우리의 대응은 법적 처벌이라는 즉각적이고 현실적인 지점에서 출발하여 민주적인 가족관계와 사회의 관심을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를 고민해보아야 할 것이다.
이번 스토리에서는 아동학대를 주제로 하여 KOSSDA 자료를 언박싱하였다. 이러한 데이터 언박싱은 KOSSDA 자료로 제한하여 아동학대에 대한 조사와 접근을 재구성하였기 때문에 아동학대 전체를 조망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하지만 아동학대에 대한 조사자료를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는 점에서 관련 연구자에게 즐거운 읽을거리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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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서식 : KOSSDA, 데이터언박싱 : 아동학대, KOSSDA newsletter49, 2020년 10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