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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 조사와 분석의 키워드

  • 작성자KOSSDA
  • 작성일2022.04.27
  • 조회수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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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득표 차가 적었던 대선, 비호감 대선 등의 수식 어구가 붙었던 2022년 3월 9일 대선이 끝난 지금 우리는 ‘20대 여성과 20대 남성의 표심이 달랐다’는 선거 결과를 마주하게 되었다. 지지 정당과 후보가 특히 20대에서 확연하게 갈리는 현상을 통해 우리는 정치적 선택을 포함한 이들의 사회 인식을 이해하는 데 ‘젠더’라는 것이 열쇠임을 알 수 있다. 이 ‘젠더’는 단순히 남녀 구분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젠더가 활용되는 사회적 맥락, 젠더규범, 그리고 일반화된 젠더 차이와 차별을 포괄하고 있다.

2. 이번 KOSSDA 데이터 언박싱에서는 성별 혹은 젠더가 조사와 분석의 키워드로 등장한 자료들을 대상으로 젠더가 우리 사회에서 등장하는 맥락, 차별에 둔감한 젠더감수성(gender sensitivity), 그리고 출산과 양육에 대한 젠더규범 변화라는 주제를 탐색하고자 한다.

3. 우리 사회에서 젠더 이슈가 부상하는 주요 맥락에는 온라인이 있다.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에 등장한 일명 된장녀 담론이 지금까지 온라인에서 패러디되어 유통되고 있으며, 인터넷 커뮤니티인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나 메갈리아 등이 온라인에서 격렬하게 젠더 논쟁/갈등을 주도하고 있으며, 특히 2016년 강남역살인사건 이후 컴퓨팅 용어인 ‘미러링’은 주요 젠더 전략으로 분석되고 있다.

3.1 일명 디지털 사회갈등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젠더갈등은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디지털 사회갈등에 관한 조사, 2012> 자료에서 잘 드러난다. 여러 사회갈등 이슈의 심각성을 질문하고 있는 이 조사에서 성 갈등 관련 이슈는 ‘군가산점 논란’과 같은 양성평등을 둘러싼 갈등과 ‘○○녀’와 같은 여성폄하 관련한 갈등으로 조사되었다. 조사 결과 성 갈등 심각성은 ‘양성평등을 둘러싼 갈등’과 ‘여성폄하 발언과 관련한 갈등’에 대해 남녀 모두 심각하다고 느끼는 비율이 높았다. 하지만 두 문항 모두에서 남성에 비해 여성이 각각 11%p, 22%p 정도 더 심각하다고 응답했다. 또한 이 조사는 정보통신기술 발달로 새롭게 만들어지는 온라인 공간이 젠더갈등을 심화시킬 것이라는 인식이 응답자들 특히 여성에게서 높게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림1> 사회 갈등-성 갈등에 대한 심각성 인식

4. 젠더라는 사회적 성이 우리 일상과 제도에 편재되어 있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젠더감수성(gender sensitivity)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것은 성인지민감성이라고도 불리며, 타인을 어떻게 대하는가를 들여다보면서 사람들이 젠더가 우리 삶에 작용하는 방식을 이해하는 과정을 뜻한다. 결국 젠더감수성이 높아질수록 성편견이나 차별 그리고 특권의식이 사라지며 서로를 존중하는 민주적인 관계가 자리 잡을 수 있다.

4-1. 우리 사회의 젠더감수성 수준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로 데이트 폭력 조사자료를 살펴보자. ‘친밀한 관계’에서 이뤄지는 폭력 중에서도 가족이 아닌 연인 간의 폭력을 조명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더욱이 언론에 보도될 정도의 큰 사건들(살인·폭행), 눈에 띄는 신체적 피해 외의 정신적 피해 등은 입증하기도 어려워 접근하기조차 쉽지 않다.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前,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데이트 폭력 실태조사, 2015>는 ‘교제 경험이 있는 성인남녀 4,000명’을 대상으로 데이트 폭력 피해와 가해 실태를 조사했다. 조사 설문을 통해 ‘남녀 간 성에 대한 인식’, ‘연인 간 폭력에 대한 태도’, ‘연인 간 폭력의 대응에 대한 태도’ 등에 대한 남녀 차이를 살펴보았다. 실제 설문지의 4번 문항은 연인관계에 대한 생각을 다양한 진술문으로 질문하고 있는데, 범죄 사건으로 뉴스에 등장하는 데이트폭력 이미지를 넘어 지금 우리 사회의 변화를 반영한 데이트 폭력의 정의와 범위가 제시되어 조사된 것이 특징적이다.

<표1> 연인관계에 대한 인식도 (문항 일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성들은 데이트 폭력에 대한 인식, 경험, 태도 등에서 이것을 연인관계에서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하는 사안으로 보는 반면에, 남성은 일반적인 사회통념에 기대어 이해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 결과로부터 우리 사회에서 남녀 관계의 민주성을 가늠하는 젠더감수성이 취약한 상태임을 유추할 수 있다.

<그림2> 성별 데이트 폭력에 대한 인식과 대처방법

5. 우리 사회는 결혼과 출산 및 양육에 대한 제도 변화와 함께 사람들의 인식도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변화의 속도와 특징/패턴과 함께 이에 대한 우리의 가치판단에 있어 기준이 되는 젠더규범은 어떤 변화를 겪고 있는가?

5.1 KBS 공영미디어연구소의 <미혼모에 대한 인식조사, 2018> 자료를 살펴보면, 일반 인식조사에서 결혼에 대한 인식이 점차 ‘선택’의 문제로 받아지더라도 출산과 양육에 있어서는 성역할 고정관념과 차별이 존재함을 시사하고 있다. 미혼모/부의 규모는 2020년 센서스 기준 미혼모는 20,572명, 미혼부는 6,673명으로 조사 되었다. <미혼모에 대한 인식조사, 2018>는 일반 성인남녀 1,077명을 대상으로 하였으며, 미혼모(결혼을 하지 않고 출산 및 양육을 하는 여성)에 대한 이미지는 ‘부정적이다’(매우 부정적 8.2% + 부정적인 편 36.5%)가 44.7%로 ‘긍정적이다’(18.1%)에 비해 절반 이상 높게 나타났다. 미혼 여성이 출산할 경우 이상적인 양육 방식에 대한 질문에서, 미혼 여성이 성인인가 혹은 미성년인 가에 따라 답변이 달라졌다. 미성년 미혼여성이 출산할 경우는 입양(35.1%), 미혼여성이 직접 양육(27.0%), 미혼여성의 부모가 양육(16.4%), 남자친구의 부모가 양육(13.6%) 순으로 나타났으며 남자친구가 직접 양육해야 한다는 응답은 7.8%로 가장 낮았다. 한편, 성인 미혼여성이 출산할 경우에는, 미혼 여성이 직접 키운다(47.4%)는 응답이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입양(21.8%), 남자친구의 부모가 양육(21.8%), 남자친구가 직접 양육(10.9%) 순으로 나타났으며 미혼여성의 부모가 키워야 한다는 응답이 8.0%로 가장 낮았다. 

<그림3> 미성년 미혼여성 출산 시 아이 양육 방식과 성인 미혼여성 출산 시 아이 양육 방식

또한 우리 사회에서 미혼모가 미혼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욱 많은 차별과 편견을 겪는다”는 진술문에 대해 82.2%(매우 그렇다 32.0% + 그런 편이다 50.1%)가 동의했다.

6. 지금까지 젠더가 조사와 분석의 키워드로 등장한 조사자료를 언박싱하면서, 젠더가 우리 사회의 가치 변화와 구조변화의 지표(indicator)이면서 동시에 그러한 변화들을 추동하고 조건지우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지난 2022년 3월 대선에서 드러난 20대 남녀의 상이한 정치적 선택은 젠더의 편재성 즉 젠더는 우리의 생활과 제도 어디에도 있다는 것과 젠더의 유용성 즉 젠더감수성이나 젠더평등은 사회의 변화 방향을 설정하는데 유용하다는 것을 이해하는 주요한 사례임을 알 수 있다.

 

인용서식 : KOSSDA, 데이터언박싱 : 젠더, 조사와 분석의 키워드, KOSSDA newsletter67, 2022년 4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