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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저출생 문제의 원인은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 개인주의, 경제 위기 등 다양하게 논의되고 있지만 특히 우리와 일본을 포함한 일명 부유한 아시아 국가들이 겪는 저출생에는 공통점이 있다고 한다. 한 저널(The Economist 443(9297), 2022년 5월 21일자)에 따르면 낮은 혼외 출산율과 비싼 사교육비 그리고 높은 집값이 기록적으로 낮은 출생률에 기여한다고 보았다. 이처럼 전지구적/국가 인구 단위의 전망과 원인 분석이 나오는 상황에서 우리는 저출생 문제를 어떻게 이해하며 반응하고 있을까? |
3. 이번 데이터 언박싱에서는 ‘저출생’이라는 사회적 현상에 대한 우리의 사회적 상상력을 자극해줄 데이터를 살펴보고자 한다. 특히 ‘저출생’을 긍정 대 부정의 구도로 보거나 출산율 숫자의 증감에 집중하기보다 ‘저출생’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결혼, 가족 그리고 자녀의 의미 변화를 보다 자세히 들여다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KOSSDA가 제공하는 저출산과 결혼/가족에 대한 인식조사 그리고 저출산지원 정책 관련 조사를 선정하였다. 특히 이번 언박싱에는 결혼과 가족 및 자녀에 대한 전국민인식조사와 지역별 조사(제주와 부산) 그리고 젊은 세대를 집중적으로 조명하였다. |
4. 먼저, 출산과 저출산 문제에 대한 전국 단위 국민인식조사를 살펴보자.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한 <정부 역할과 삶의 질에 대한 국민인식조사, 2019>의 설문 결과를 살펴보면, 출산은 개인의 선택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높지만, 양육 및 교육 비용에 대한 부담이 저출생 현상을 초래한다는 인식이 높다. 출산은 ‘개인의 선호와 능력에 따른 선택(46.6%)’이라는 견해가 ‘국가의 인구 규모와 경제 수준을 위해 필요(29.8%)’라는 것보다 더 많았다. 한편, 저출산에 대해서는‘아이를 키우는 비용이 부담스럽기 때문(55.8%)’이라는 견해가 ‘개인의 가치관 변화 때문(19.8%)’이라는 의견보다 훨씬 높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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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다음으로, 저출산 관련 결혼과 자녀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이를 위해 제주와 부산의 지역주민 각각을 대상으로 2020년에 수행된 조사에서 특히 가족·결혼 가치관 관련 질문을 선별하여 그 결과를 비교해보자. 먼저 제주지역에 거주하는 만 20세 이상 39세 이하 미혼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제주지역 미혼청년의 결혼·출산 의향 및 지원정책 수요조사, 2020> 설문 결과를 보면, ‘결혼하지 않고도 아이를 낳을 수 있다’는 질문에는 46%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고 32%는 ‘그러하다’고 답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다’는 것이 여전히 우세하지만 비혼 출산에 대해서도 30% 이상이 긍정적인 것은 결혼-자녀 관계가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동일한 조사에서 ‘결혼하면 아이를 낳아야 한다’는 설문에는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57%로 ‘그렇다’ 23%보다 2배를 훨씬 넘는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
5-1. 한편, 부산에 거주하는 만 20세 이상 가구주 또는 그 배우자를 대상으로 한 <부산지역 가족실태조사, 2020> 설문 조사에서는 ‘결혼하지 않고 아이 낳는 것도 괜찮다’는 질문에 45%가 ‘그렇지 않다’, 25%는 ‘그렇다’고 답했다. ‘결혼하더라도 반드시 아이를 가질 필요는 없다’는 질문에서 부산은 전체 응답자의 33%가 ‘그렇다’고 답했고 35%는 ‘그렇지 않다’(가져야 한다)고 응답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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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제주와 부산지역 설문 조사를 바탕으로 할 때, 우리의 기록적인 ‘저출생’ 문제 이면에는 결혼-자녀 관계에 대한 규범적인 생각 즉, 결혼하고 자녀를 낳아 가족을 꾸리는 것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동안 결혼유자녀 형태가 주류를 이루었다면 비혼유자녀, 결혼무자녀 등의 다양한 결혼-자녀관계가 나타나고 있음을 이 자료들은 보여주고 있다. |
6. 우리의 기록적인 저출생 문제에서 경제적 부담은 항상 그리고 비중있는 원인으로 지목되어 왔다. 경제적 부담은 다시 높은 집값으로 구체화되는데, 청년기, 신혼부부기 등 생애이행 단계에서의 주거 인식과 주거환경을 파악하기 위한 <부산지역 저출산 대응을 위한 주거환경 설문조사, 2019: 미혼/신혼부부> 조사는 저출산과 주거의 관계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 조사의 설문 결과 중에서, ‘저출산 대응 주거지원 정책의 도움 정도’를 묻는 질문에서 미혼, 신혼부부 각각의 60.6%, 59.2%가 도움된다(‘매우 도움됨’+‘도움됨’)고 답했다. 그리고 ‘향후 시세보다 매우 저렴한 공공임대주택 제공 시, 결혼 의향(미혼)/자녀출산 의향(신혼부부) 정도’를 물었을 때, 미혼은 52.6%, 신혼부부는 51.8%가 ’그럴 의향이 있다‘고 응답 했다. 이로 미뤄볼 때, 생애주기에 있어 가장 큰 목돈이 들어가는 주거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다면 이것이 출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음을 알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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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저출생 문제의 다른 주요 원인으로 높은 사교육비 부담을 들 수 있다. 제주도에 거주하는 20-49세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한 <제주도민 저출산 인식 및 정책수요 조사, 2016>의 설문 결과를 살펴보면, 자녀수가 1명이거나 무자녀인 대상자에게 자녀를 적게 갖는 이유를 질문했을 때 ’자녀 양육비, 교육비 등의 경제적 부담‘때문이라고 응답하는 비율이 가장 높았다. 경제적 부담이 출산을 지연시킨다는 의견은 <제주지역 미혼청년의 결혼·출산 의향 및 지원정책 수요조사, 2020>의 연구보고서인 「제주지역 2030 미혼청년의 결혼·출산 의향과 정책 대응방안」에 실려있는 미혼청년의 인터뷰 내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연구들은 자녀가 더이상 가족의 필요충분조건이 아닐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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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이번 데이터 언박싱에서는 계속 기록을 갱신중인 우리의 ’저출생‘ 문제를 연구데이터로 살펴보았다. 특히 저출생의 문제를 둘러싼 결혼, 출산, 결혼-자녀, 자녀와 가족에 대한 사회적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연구데이터를 중심으로 언박싱을 진행하였다. 우리 정부는 2006년부터 2020년까지 총 380조 2,000억원을 저출산 대응 예산으로 투입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심지어 역대 최저의 출산율을 기록했다. 이번 데이터 언박싱을 통해서도 알 수 있는 것처럼 저출생 문제는 일종의 고차방정식이다. 이에 대한 사회적 대응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데이터를 소개하면서 이번 데이터 언박싱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조선일보 행복도 조사, 2010>에서 한국을 포함한 10개국을 대상으로 저출산의 이유를 묻었는데, 국가별로 아이를 낳지 않는 다양한 이유가 조사되었다. ‘비용 부담’을 가장 큰 이유로 응답한 국가(한국, 베트남, 미국, 호주)가 있는 가 하면, 덴마크는 ‘사랑하는 사람과 자유롭게 살고 싶어서’를 주요 원인으로 꼽았으며, 인도네시아, 캐나다, 핀란드, 브라질, 말레이시아는 ‘살기 힘들고 고통스러운 세상에 아이를 태어나게 하고 싶지 않아서’를 가장 큰 이유로 들었다.
인용서식 : KOSSDA, 데이터언박싱 : 저출생 문제를 둘러싼 사회적 상상력, KOSSDA newsletter69, 2022년 6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