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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언박싱

저출생 문제를 둘러싼 사회적 상상력

  • 작성자KOSSDA
  • 작성일2022.06.29
  • 조회수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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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스타그램 영상(IGTV)으로 보기 '저출생 문제를 둘러싼 사회적 상상력'

 

1. 우리의 기록적으로 낮은 출생률을 두고 말들이 많다. 2020년 합계출산율 0.84에 이어 2021년 0.81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인구가 2년째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합계출산율이 0.7명, 내년은 0.6명대에 진입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선진국 대열에 있는 우리나라의 인구 감소를 특히 경제성장에서 위협적인 것으로 보고 적극적인 대처를 주문하는 테슬라 CEO 머스크가 있는가 하면, 최근 한국을 방문한 재러드 다이아몬드는 인구 감소를 전지구적인 그리고 국가적 차원에서 기회로 인식하고 우리가 사람 ‘수’가 아닌 사람의 ‘자질‘에 집중할 것을 언급했다.

2. 저출생 문제의 원인은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 개인주의, 경제 위기 등 다양하게 논의되고 있지만 특히 우리와 일본을 포함한 일명 부유한 아시아 국가들이 겪는 저출생에는 공통점이 있다고 한다. 한 저널(The Economist 443(9297), 2022년 5월 21일자)에 따르면 낮은 혼외 출산율과 비싼 사교육비 그리고 높은 집값이 기록적으로 낮은 출생률에 기여한다고 보았다. 이처럼 전지구적/국가 인구 단위의 전망과 원인 분석이 나오는 상황에서 우리는 저출생 문제를 어떻게 이해하며 반응하고 있을까?

3. 이번 데이터 언박싱에서는 ‘저출생’이라는 사회적 현상에 대한 우리의 사회적 상상력을 자극해줄 데이터를 살펴보고자 한다. 특히 ‘저출생’을 긍정 대 부정의 구도로 보거나 출산율 숫자의 증감에 집중하기보다 ‘저출생’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결혼, 가족 그리고 자녀의 의미 변화를 보다 자세히 들여다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KOSSDA가 제공하는 저출산과 결혼/가족에 대한 인식조사 그리고 저출산지원 정책 관련 조사를 선정하였다. 특히 이번 언박싱에는 결혼과 가족 및 자녀에 대한 전국민인식조사와 지역별 조사(제주와 부산) 그리고 젊은 세대를 집중적으로 조명하였다.

4. 먼저, 출산과 저출산 문제에 대한 전국 단위 국민인식조사를 살펴보자.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한 <정부 역할과 삶의 질에 대한 국민인식조사, 2019>의 설문 결과를 살펴보면, 출산은 개인의 선택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높지만, 양육 및 교육 비용에 대한 부담이 저출생 현상을 초래한다는 인식이 높다. 출산은 ‘개인의 선호와 능력에 따른 선택(46.6%)’이라는 견해가 ‘국가의 인구 규모와 경제 수준을 위해 필요(29.8%)’라는 것보다 더 많았다. 한편, 저출산에 대해서는‘아이를 키우는 비용이 부담스럽기 때문(55.8%)’이라는 견해가 ‘개인의 가치관 변화 때문(19.8%)’이라는 의견보다 훨씬 높았다.

5. 다음으로, 저출산 관련 결혼과 자녀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이를 위해 제주와 부산의 지역주민 각각을 대상으로 2020년에 수행된 조사에서 특히 가족·결혼 가치관 관련 질문을 선별하여 그 결과를 비교해보자. 먼저 제주지역에 거주하는 만 20세 이상 39세 이하 미혼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제주지역 미혼청년의 결혼·출산 의향 및 지원정책 수요조사, 2020> 설문 결과를 보면, ‘결혼하지 않고도 아이를 낳을 수 있다’는 질문에는 46%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고 32%는 ‘그러하다’고 답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다’는 것이 여전히 우세하지만 비혼 출산에 대해서도 30% 이상이 긍정적인 것은 결혼-자녀 관계가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동일한 조사에서 ‘결혼하면 아이를 낳아야 한다’는 설문에는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57%로 ‘그렇다’ 23%보다 2배를 훨씬 넘는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5-1. 한편, 부산에 거주하는 만 20세 이상 가구주 또는 그 배우자를 대상으로 한 <부산지역 가족실태조사, 2020> 설문 조사에서는 ‘결혼하지 않고 아이 낳는 것도 괜찮다’는 질문에 45%가 ‘그렇지 않다’, 25%는 ‘그렇다’고 답했다. ‘결혼하더라도 반드시 아이를 가질 필요는 없다’는 질문에서 부산은 전체 응답자의 33%가 ‘그렇다’고 답했고 35%는 ‘그렇지 않다’(가져야 한다)고 응답했다.

위의 제주와 부산지역 설문 조사를 바탕으로 할 때, 우리의 기록적인 ‘저출생’ 문제 이면에는 결혼-자녀 관계에 대한 규범적인 생각 즉, 결혼하고 자녀를 낳아 가족을 꾸리는 것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동안 결혼유자녀 형태가 주류를 이루었다면 비혼유자녀, 결혼무자녀 등의 다양한 결혼-자녀관계가 나타나고 있음을 이 자료들은 보여주고 있다.

6. 우리의 기록적인 저출생 문제에서 경제적 부담은 항상 그리고 비중있는 원인으로 지목되어 왔다. 경제적 부담은 다시 높은 집값으로 구체화되는데, 청년기, 신혼부부기 등 생애이행 단계에서의 주거 인식과 주거환경을 파악하기 위한 <부산지역 저출산 대응을 위한 주거환경 설문조사, 2019: 미혼/신혼부부> 조사는 저출산과 주거의 관계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 조사의 설문 결과 중에서, ‘저출산 대응 주거지원 정책의 도움 정도’를 묻는 질문에서 미혼, 신혼부부 각각의 60.6%, 59.2%가 도움된다(‘매우 도움됨’+‘도움됨’)고 답했다. 그리고 ‘향후 시세보다 매우 저렴한 공공임대주택 제공 시, 결혼 의향(미혼)/자녀출산 의향(신혼부부) 정도’를 물었을 때, 미혼은 52.6%, 신혼부부는 51.8%가 ’그럴 의향이 있다‘고 응답 했다. 이로 미뤄볼 때, 생애주기에 있어 가장 큰 목돈이 들어가는 주거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다면 이것이 출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음을 알 수 있다.

6-1. 저출생 문제의 다른 주요 원인으로 높은 사교육비 부담을 들 수 있다. 제주도에 거주하는 20-49세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한 <제주도민 저출산 인식 및 정책수요 조사, 2016>의 설문 결과를 살펴보면, 자녀수가 1명이거나 무자녀인 대상자에게 자녀를 적게 갖는 이유를 질문했을 때 ’자녀 양육비, 교육비 등의 경제적 부담‘때문이라고 응답하는 비율이 가장 높았다. 경제적 부담이 출산을 지연시킨다는 의견은 <제주지역 미혼청년의 결혼·출산 의향 및 지원정책 수요조사, 2020>의 연구보고서인 「제주지역 2030 미혼청년의 결혼·출산 의향과 정책 대응방안」에 실려있는 미혼청년의 인터뷰 내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연구들은 자녀가 더이상 가족의 필요충분조건이 아닐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7. 이번 데이터 언박싱에서는 계속 기록을 갱신중인 우리의 ’저출생‘ 문제를 연구데이터로 살펴보았다. 특히 저출생의 문제를 둘러싼 결혼, 출산, 결혼-자녀, 자녀와 가족에 대한 사회적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연구데이터를 중심으로 언박싱을 진행하였다. 우리 정부는 2006년부터 2020년까지 총 380조 2,000억원을 저출산 대응 예산으로 투입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심지어 역대 최저의 출산율을 기록했다. 이번 데이터 언박싱을 통해서도 알 수 있는 것처럼 저출생 문제는 일종의 고차방정식이다. 이에 대한 사회적 대응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데이터를 소개하면서 이번 데이터 언박싱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조선일보 행복도 조사, 2010>에서 한국을 포함한 10개국을 대상으로 저출산의 이유를 묻었는데, 국가별로 아이를 낳지 않는 다양한 이유가 조사되었다. ‘비용 부담’을 가장 큰 이유로 응답한 국가(한국, 베트남, 미국, 호주)가 있는 가 하면, 덴마크는 ‘사랑하는 사람과 자유롭게 살고 싶어서’를 주요 원인으로 꼽았으며, 인도네시아, 캐나다, 핀란드, 브라질, 말레이시아는 ‘살기 힘들고 고통스러운 세상에 아이를 태어나게 하고 싶지 않아서’를 가장 큰 이유로 들었다.

 

인용서식 : KOSSDA, 데이터언박싱 : 저출생 문제를 둘러싼 사회적 상상력, KOSSDA newsletter69, 2022년 6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