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과정 구분
과정 카테고리
태그
검색어

데이터언박싱

100세 시대, 노인을 위한 나라는?

  • 작성자KOSSDA
  • 작성일2022.08.31
  • 조회수190
  • 신고하기

☞ 인스타그램 영상(IGTV)으로 보기 '100세 시대, 노인을 위한 나라는?'

 

1. 우리 사회는 전세계에서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고령화되고 있다.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가파르게 증가하여 2001년 고령화 사회(노인인구 비중 7% 이상)가 된 지 불과 17년만인 2018년에 고령사회(14% 이상)에 도달하였으며, 그 7년 뒤인 2025년에는 초고령사회(20% 이상)로의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통계청, 장래인구추계). 예측대로라면 2024년에는 65세 이상의 고령인구가 1,000만 명을 넘게 되며, 2055년에는 100세 이상의 초고령 인구가 10만 명에 달하게 되어 ‘100세 시대’가 그리 멀지 않은 상황이다. 다가오는 100세 인생을 살기위해 우리는 어떤 준비가 되어 있는가? 은퇴 후 30년이 넘는 긴 노년기를 행복하게 영위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노후소득의 확보, 건강수명의 연장을 위한 건강 관리, 원만한 사회적 관계망 유지가 중요하다고 한다.

2. 이번 데이터 언박싱에서는 KOSSDA가 제공하는 고령화 관련 연구데이터를 통해 고령화의 당사자인 노인들의 경제적 상황, 건강수준, 사회적 관계를 집중적으로 조명하면서 이들의 노년의 삶을 그려보고자 한다. 특히 서울 등의 도시에 비해 일자리나 의료 등의 사회적 인프라가 열악한 농어촌의 지역 특성을 고려하여 서울과 농어촌 노인들의 생활 실태를 비교해볼 것이다. 또한 고령화 사회를 바라보는 노인 세대와 청장년 세대의 인식 차이와 그 정도를 살펴보면서 우리나라가 고령화라는 급진적인 변화에 어떻게 반응하고 있는 지도 유추해 볼 것이다.

3. 우선 노인들의 노후 소득 보장의 측면을 살펴보자. 
  <은퇴자의 은퇴과정과 은퇴 후 생활에 관한 조사, 2007>에 따르면, 은퇴자의 73.6%는 현재 자신이 보유한 자산이나 연금이 은퇴자금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으며(매우 부족하다 18.3% + 부족하다 55.3%), 부족한 은퇴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구직 중(41.4%)이거나, 재취업(10.5%)을 한 은퇴 노인이 많은 실정이다. 최근 한 외국 투자기관의 조사(영국의 슈로더(Schroder) 투자신탁회사의 2018년 조사)에 따르면 이러한 은퇴 후 불안정하고 불충분한 경제 상황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서 한국인들은 은퇴 후 편안한 삶을 누리기 위한 기대소득으로 현재 소득의 67% 정도를 예상하였으나, 은퇴 후의 실제 소득은 이에 미치지 못하여 현재 소득의 45% 수준에 불과하였다.
  <서울시 노인실태조사, 2018>를 살펴보더라도, 서울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노인가구의 월 평균소득은 100만 원 미만부터 300만 원 이상에 이르기까지 비교적 고른 분포를 보인 반면, 응답자의 약 64%는 자신의 주관적인 경제 수준이 낮다고 평가하고 있었으며(매우 낮다 22.1% + 낮다 42.0%),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소득원은 근로소득 또는 사업소득(50.7%), 연금소득(19.7%), 정부보조금(15.3%)의 순으로 나타난다. 이처럼 은퇴 후에도 생계비와 용돈 등을 직접 마련하는 노인들이 많다는 현실로 미뤄볼 때 현행 노후 소득 보장체계로는 충분한 노후 소득이 확보되기 힘들며, 연금제도의 사각지대 또한 크게 존재함을 시사하고 있다. 
  <농어촌 노인 인권상황 실태조사, 2017>를 통해 살펴본 농어촌에 거주하는 노인들의 경제 상황은 도시 지역에 비해 열악하다. 농어촌의 경우 월 평균수입이 100만 원 미만인 노인이 63.2%의 큰 비중을 차지하여, 서울 거주 노인들과 비교해 객관적 수치로는 빈곤한 상황에 직면한 것으로 나타나지만, 실제로 자신의 주관적 경제생활 수준이 나쁘다고 인식하는 농어촌 노인들은 19.8%(매우 나쁨 2.8% + 비교적 나쁨 17.0%)에 불과하였다. 이러한 주관적 인식은 농어촌 지역의 상대적으로 낮은 생활비 등으로 해석해볼 수 있지만, 객관적으로 낮은 소득수준은 농어촌 노인들이 질병, 사고, 재해에 대비하기 위한 여윳돈을 확보하기 어려워지는 문제상황으로 연결될 우려가 있다.

4. 이번에는 노인들의 건강 수준과 보건/의료 서비스 이용실태를 알아보자. 
  <서울시 노인실태조사, 2018>에 따르면, 노인들은 다양한 영역의 정보들 중에서도 건강 및 질병에 관한 정보를 가장 필요로 하며(48.0%), 실제로도 가장 자주 접하고 있다(53.2%). 또한 지역사회 시설 중 주로 이용하는 시설이나 향후 이용하고 싶은 시설로도 의료기관이 꼽히고 있어 건강에 대한 노인들의 지대한 관심 수준을 보여준다. 노인들의 건강 상태는 근로, 여가, 문화, 돌봄 등의 일상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치며, 노인의 생존에 필요한 다양한 사회적 욕구와도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이다.

  <서울시 노인실태조사, 2018>와 <농어촌 노인 인권상황 실태조사, 2017> 두 자료를 통해 서울과 농어촌에 거주하는 노인들의 건강 수준을 비교해보면, 서울에 거주하는 노인들은 평균 1.8개, 농어촌의 노인들은 평균 1.9개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으며, 자신의 건강이 좋지 않다고(나쁜 편이다 + 매우 나쁘다) 응답한 노인은 서울이 22.9%, 농어촌이 24.8%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자신이 건강하다(매우 건강하다 + 건강한 편이다)고 생각하는 노인의 비율은 서울이 47.4%, 농어촌이 33.9%로 나타나, 농어촌이 서울의 약 2/3 수준에 불과하였다. 또한 농어촌 노인들의 보건 서비스 이용빈도는 예방접종(86.2%), 건강검진(76.6%), 만성질환 관리(50.6%)의 순으로 높았으나, 치매 검진, 치아 불소도포 및 스케일링, 방문간호 서비스의 이용빈도는 각각 34.4%, 17.6%, 5.7%로 나타나 의료시설 접근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고, 보건소를 이용하는 농어촌 노인의 20.7%가 시설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처럼 농어촌의 열악한 보건/의료 서비스 접근성은 노인들의 주관적 건강 인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5. 다음으로 노인의 사회적 관계망을 돌봄의 측면에서 살펴보자. 
  노인들은 퇴직, 건강 악화, 배우자를 비롯해 긴밀한 관계를 맺었던 사람들과의 사별 등을 겪으면서 사회적 관계망이 축소되는 경우가 많다. 노인들의 사회적 고립은 질병 발생 시 돌봄의 부재로 연결되어 생존에 대한 위험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에 노인들이 보다 건강하고 활기찬 노년기를 보내기 위해서는 사회적 관계망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서울시 노인실태조사, 2018>와 <농어촌 노인 인권상황 실태조사, 2017>의 결과를 통해 서울과 농어촌에 거주하는 노인들의 사회적 관계망을 살펴보자. 두 자료에 따르면, 서울 거주 노인들은 위급하거나 긴급한 상황이 발생하였을 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사람이 평균 3.2명 있다고 응답하였으며, 농어촌의 노인들은 몸이 아플 때 주로 가족(65.1%), 이웃/친구/지인(20.5%), 간병인/가사도우미(4.3%)의 도움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위급시 도움을 요청하거나 도움받을 사람이 전혀 없다고 응답한 사회적 지지가 매우 취약한 노인의 비율은 서울(1.4%)보다 농어촌(3.9%)이 3배 가까이 높게 나타났는데, 이와 관련하여 배우자가 없는 노인은 서울(36.4%)보다 농어촌(41.3%)에 많으며, 혼자서 살고 있는 노인가구의 비중 또한 서울(22.4%)에 비해 농어촌(32.5%)이 1.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특히 독거노인의 경우 돌봄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을 확률이 크며 고독사의 위험성 또한 배제할 수 없는데, 실제로 자신이 돌봐주는 사람 없이 혼자서 고독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는 독거노인이 55.8%에 달하여 가족과 동거하는 노인의 7.6%에 비해 7배 이상 높았다. 이는 사회적으로 고립된 노인들, 특히 농어촌에 거주하는 독거 노인들에게 지역사회 차원에서 사회적 관계망을 제도적으로 재구성하여 지원하고 통합적인 돌봄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6. 다른 한편, 젊은 세대는 노인 세대를 얼마나 존중하고 배려할까? 
  급격한 사회변동에 따른 세대 간 단절과 이질성, 경제 저성장과 실업, 인구 고령화에 따른 노인부양 부담의 증가 등은 세대 간 갈등을 촉발하는 원인들로 지적된다. 세대 간의 갈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로 교통·문화시설에서 제공하는 경로우대제도를 생각해 볼 수 있다. <경로우대제도에 대한 인식조사, 2016>에 따르면, 노인 세대는 경로우대제도를 노년의 권리이자 사회적 존중 차원의 제도라고 생각하지만, 청년 세대의 경우 이에 동의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다른 세대에 경제적 부담을 주는 제도로 인식하고 있다(아래 그림).

  보다 구체적으로 <노인인권에 대한 인식 및 실태조사, 2017>를 살펴보면 청장년층과 노인층 간 인식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세대 갈등에 대한 조사 결과, 세대간 대화가 되지 않음(노인층 51.5%, 청장년층 87.6%), 세대 갈등이 심함(노인층 44.3%, 청장년층 80.4%), 일자리에 대한 세대 갈등 우려(노인층 45.5%, 청장년층 55.4%), 노인복지 확대에 따른 청장년층 부담 증대(노인층 67.6%, 청장년층 77.8%) 등 세대 간에 차이와 갈등이 심각하게 나타난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청장년층의 노인 인권에 대한 인식은 노인들이 실제 경험한 인권침해 상황보다 훨씬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점이다(아래 표). 특히 ‘고용 및 노동보호’의 영역은 노인들의 인권침해 경험률이 평균 53.6%로 다른 영역들에 비해 가장 높기는 하지만 청장년층들의 인식률은 평균 90.2%로 노인들의 고용과 노동상황을 실제보다 훨씬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 또한 ‘존엄 및 안전’ 영역은 노인들의 인권침해 경험률이 평균 21.3%로 다른 영역들에 비해 그리 높지 않은 것에 비해 청장년층의 인식률은 81.3%로 노인들의 존엄성과 안전에 대해 비관적인 인식 수준을 가지고 있었다. 이 자료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이러한 세대 간 차이는 젊은 세대의 노인 세대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노년기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반영되었기 때문으로 해석되는데, 이는 우리 사회에 노인의 존재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때로는 혐오가 얼마나 만연해 있는지를 돌아보게 한다.

7. 지금까지 노인 및 고령화와 관련된 데이터를 언박싱하며 특히 서울 및 농어촌에 거주하고 있는 노인들로 나누어 이들이 직면하고 있는 부족한 노후 소득, 건강에 대한 우려, 사회적 고립 등의 문제를 돌아보았다. 또한 노인뿐만 아니라 급속히 고령화되고 있는 사회에서 살아가는 젊은 세대들이 노인, 노년의 삶, 고령화 사회에 대해 어떤 인식과 태도를 가지고 있는 지 함께 살펴보았다. 지금까지 살펴본 연구 데이터가 말해주는 것처럼 ‘노인을 위한 나라’는 실재하며 이를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 하는 과제가 이미 제시되었다. 정부는 초고령화 시대를 대비하여 다양한 노인지원제도를 확충하고 있으며, 일명 실버산업에서는 노인의 안전, 돌봄,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각종 맞춤 정보와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제공하기 위한 실버테크가 관심을 끌고 있다. 이와 더불어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할 것은 노인, 노화, 노년의 삶, 그리고 노인을 위한 나라에 세대간 이해와 공존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것이다.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한 지금, 세대 간의 구분과 차별에 집중하는 무관심과 적대감을 버리고 세대 간의 이해와 배려 그리고 공존으로 나아가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다.
 
인용서식 : KOSSDA, 데이터언박싱 : 100세 시대, 노인을 위한 나라는?, KOSSDA newsletter71, 2022년 9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