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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흔히 '고통을 말로 표현하는 행위'는 우리가 그 일을 직시하고 이것과 거리를 가지게 함으로써 고통과 불안정의 감정을 덜어준다고 한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번 데이터 언박싱은 KOSSDA가 제공하는 '재난과 안전' 관련 연구 데이터를 큐레이션 하면서 우리 사회의 위기와 재난은 어떤 구조와 문화 속에서 만들어지며 그 결과는 어떻게 이해되었는지, 그리고 우리는 어떤 대응을 발전시켜왔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언박싱에서 구체적으로 다룰 내용은 우선 우리 사회의 안전 정도와 안전의식 그리고 안전문화에 대한 것이다. 다음으로 재난과 안전에 대한 우리 사회의 대응과 대처, 특히 정부의 대처 능력을 살펴볼 것이다. 마지막으로 위기와 재난 상황에 관여하는 실무담당 공무원들(현장과 행정 실무자들)의 위험 노출과 어려움을 적극적으로 들여다 보면서 위기와 재난의 다차원적 면모를 살펴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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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우리는 우리 사회를 얼마나 안전하다고 인식하는가? 그리고 안전한 사회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무엇일까?
<한국인이 바라본 사회문제, 2020>과 <안전문화운동에 대한 인식조사, 2015>에서 조사된 우리 사회의 안전 정도에 대한 인식은 각각 10점 만점에 평균 6.3점과 7.2점으로, 전반적인 사회 안전성에 대한 평가는 낮지 않은 편이다. <안전문화운동에 대한 인식조사, 2015>에서는 우리 사회의 안전의식 수준에 대한 평가가 높음 16.9%, 보통 49.0%, 높지 않음 34.1%로 부정적인 인식이 더 높게 나타난다. 우리 사회가 안전한 사회로 나아가는데 방해가 되는 것은 <안전문화운동에 대한 인식조사, 2015>에 따르면 안전행동 및 안전참여의 부족(33.4%), 안전의식 및 안전문화의 부재(28.1%), 안전교육 및 대국민 홍보 부족(16.4%) 등이 언급되었다(아래 그림 참조). 한편, 관련 법령 및 제도 미비에 대한 문제의식은 3.8%에 불과하여, 제도나 시스템의 보완보다는 안전이라는 사회적 가치에 대한 합의와 이를 실현하기 위한 안전문화와 사회 구성원들의 참여가 우선순위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사회의 안전의식을 서술할 때 '안전불감증'은 핵심어로 거론되는데, <안전문화운동에 대한 인식조사, 2015>에서도 안전불감증이 안전의식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나타났으며(67.1%) 적당주의 의식(10.1%), 빨리빨리 서두르는 습관(9.5%) 등이 그 뒤를 따랐다(그림 참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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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재난·안전 에서 우리 사회의 대처 특히 정부의 역할과 대처 능력에 대해 살펴보자.
<재난안전관리에서 정부의 역할에 대한 인식조사, 2016>에 의하면, 국민들은 정부의 가장 중요한 역할을 묻는 질문에 대해 범죄 예방(92.8%), 테러 예방(92.3%), 경제성장(92.0%), 재난 대응(86.3%), 국가기반시설 건설(83.9%)의 순으로 응답하였으며, 이로써 정부의 주요 역할이 안전과 관련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같은 조사에서 정부 역할 수행 만족도를 재난·안전 분야로 좁혀서 살펴보면 정부 역할에 대한 긍정 평가는 집단 특성에 따라 매우 다른 양상을 보인다. 우선 일반인과 전문가를 비교할 경우 정부 역할에 대한 긍정평가는 테러 예방 분야는 일반 43.7%, 전문가 69.3%, 범죄 예방 분야는 일반 36.3%, 전문가 55.4%, 재난 대응 분야는 일반 22.9%, 전문가 19.8%로 나타나, 테러 및 범죄 예방 분야에서 일반 국민과 전문가 집단의 평가 차이가 크게 나타났으며, 재난 대응 분야에 대해서는 두 집단 모두 정부 역할에 아주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으며 전문가 집단이 더 부정적이었다. 한편, 정치 성향에 따른 정부 역할 평가를 살펴보면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 지지자들은 재난·안전 분야의 세 영역을 모두 긍정적으로 평가하여(테러 예방 60.8%, 범죄 예방 58.1%, 재난 대응 50.7%)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의 부정적인 평가(테러 예방 32.9%, 범죄 예방 35.0%, 재난 대응 12.1%)와 대조를 보인다. 특히 재난 대응 항목에서 이들의 긍정 평가는 각각 새누리당 50.7%, 더불어민주당 12.1%로 가장 큰 차이를 보이며 전문가 집단의 평가(19.8%)와 비교해도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동 자료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이와 같이 재난 대응 분야의 만족도 평균이 낮은 이유는 당시 세월호 사고의 정부 대응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 평가가 반영된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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