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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언박싱

기부, 나의 착한 행동이 선한 사회적 행위로

  • 작성자KOSSDA
  • 작성일2022.12.28
  • 조회수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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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연말이 되면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장면이 있다. 거리 곳곳 구세군 냄비와 서울광장 등 전국에 설치된 ‘사랑의 온도탑’이다. 연말에 몰리는 불우이웃돕기 성금, 구세군모금, 사랑의 열매 나눔 캠페인, 연말정산(기부금공제)까지 쭉 이어가다 보면 12월은 가히 기부의 계절이라 불러도 어색하지 않다.
2. 이번 데이터 언박싱에서는 코스다가 제공하고 있는 ‘기부’ 관련 데이터를 통해 기부행위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으며 그 사회적 의미는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기부 동기를 살펴보면서 기부 인식변화를 유추해볼 예정이다. 이에 더하여 새로운 기부 실천을 보여주는 기부 방식과 기부 분야에 대한 조사 결과를 서술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기부가 민간부문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역할임을 감안할 때 이것이 공공복지와 어떤 관계를 갖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기부 관련 조사는 조사목적과 내용 그리고 대상이 다양해서 개별 조사로서는 의미가 크지만, 자료 간의 비교와 연계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이번 언박싱은 이러한 한계와 함께 코스다 가용 자료만을 활용하기 때문에 신뢰도와 연속성을 모두 충족시키는 일부 자료가 많이 활용된 스토리텔링임을 밝혀둔다.
3-1. 기부 인식의 변화: 기부 참여와 기부 동기
우리나라 사람들의 기부 참여는 어느 정도일까? <서울시복지패널조사, 2008: 가구원>에서 2008년도 1년 동안의 기부 경험을 물었을 때 전체 응답자의 21.5%가 ‘경험 있음’, 78.5%는 ‘경험 없음’으로 답하였다. <기빙코리아, 2020: 개인기부자>에서는 2019년 기부 경험 유무를 물었을 때 전체 응답자의 46.5%가 ‘기부 경험이 있다’, 53.5%는 ‘없다’고 응답했다. 가장 최근 조사인 <한국인의 행복조사, 2021>에서는 지난 1년간 현금이나 물품 기부 경험 여부를 묻고 있는데, ‘기부 경험 있음’은 21.1%(정기적 참여 3.9%, 비정기적 참여 17.2%), ‘기부 경험 없음’은 78.9%로 나타났다. 조사 각각의 개별성을 고려할 때 직접적인 수치 비교는 어렵지만, 종교 기부나 상호부조 성격의 기부를 제외한 순수기부를 주로 측정하는 사회조사(국가통계)의 기부 참여율이 2019년 25.6%, 2021년 21.6%임을 감안할 때 기부 참여는 아직까지는 특별한 경험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기부 참여가 점점 사회적 관심을 받고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여러 조사들이 기부 동기에 대해 조사를 하였다. 우선, <서울시복지패널조사, 2008: 가구원>에서는 기부 동기를 내적동기와 외적동기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기부의 내적동기를 살펴보면, 나눔에 의한 행복감(34.8%), 시민으로서의 책임(25.6%), 동정심(18.3%), 종교적 신념(16.4%) 순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기부의 외적동기는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으로부터의 자극(33.2%), 경제적 여유(16.7%), 기부기관 등의 요청(16.4%), 주변 사람들이 많이 하는 것 같아서(14.4%), 연말정산 등의 세제 혜택(3.6%) 순으로 나타났다.
벌써 10여 년 전의 조사이지만 여기서 기부 동기로 언급된 항목들과 응답의 우선순위는 최근에 이루어진 다른 조사에서도 비교적 일관되게 나타난다. 예를 들어, <기빙코리아, 2020: 개인기부자>에서 (조사 전년도인 2019년 기부 경험을 기준으로 질문) 조사한 기부 동기는 시민으로서의 책임(30.8%), 불쌍한 사람들을 위해(29.3%), 남을 돕는 것이 행복(20.5%), 남의 도움 받은 것을 갚고 싶어서(8.8%), 기부금 세제 혜택 받기 위해(5.3%) 순으로 나타났다. <기빙코리아> 조사의 각 연도 조사를 비교해보면 기부 동기는 대체로 동정심> 사회적 책임감> 개인적 행복감 > 종교적 신념 > 세제 혜택으로 순으로 나타나는데 2017년 이후부터 사회적 책임감이 중요한 동기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셈이다. 기부 동기에서 개인적 차원의 동정심과 행복감이 사회적 차원의 시민 책임과 어떻게 구분되며, 이 둘 중 어떤 것이 더 중요하게 인식되는가 하는 문제는 보다 구체적인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함께 사는 사회에 대한 인식과 타인에 대한 배려(도움) 그리고 이것에 대한 제도적 인정(세제 혜택 등) 등이 이들 동기에 반영되어 있음은 비교적 명확하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기부 동기에서 기부가 시민의 책임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기빙코리아, 2020: 개인기부자>는 기부 동기와 함께 ‘기부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도 조사하였는데,  기부할 만한 경제적 여력이 없어서(43.0%), 기부단체를 신뢰하지 못해서(41.8%), 기부에 관심이 없어서(10.1%), 기부단체나 방법에 대한 정보가 없어서(4.0%) 순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경제적 요인과 함께 등장하는 기부단체 신뢰라는 조직적 요인은 2010년 이후 빈번하게 나타났던 기부 관련 스캔들과 상관이 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기부모금액이 점차 증가하고 이것의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집행이 중요해지면서 기부단체나 비영리단체의 역할과 운영에 대한 기대가 커졌음의 반증이기도 하다. 실제로, <기빙코리아, 2020: 개인기부자>에서 조사한 비영리단체에 대한 인식을 살펴보면 ‘기부금을 적절히 사용한다’라는 것에 비교적 동의하는 비율이 간신히 50%를 넘으며 나머지 항목 즉 기관의 재정, 활동과 운영, 일반적 신뢰 모두에서 부정적인 인식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부 동기에서 사회적 시민 의식이 점차 중요해짐에 따라 이러한 기부 제약 요인을 없애는 노력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3-2. 새로운 기부 실천의 등장: 기부방식과 기부 분야에서의 변화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기부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기빙코리아> 각 연도의 조사를 통해 기부방식의 변화를 살펴보면, 각종 기기의 발달 등으로 인해 ARS 전화, 거리 모금, 지로 납부는 하락 추이를 보여주고 있고 반면에, 자동이체, 인터넷/신용카드, 핸드폰은 증가 추세이다. ARS 전화는 2000년 초 25.8%에서 2003년 41.3%로 상승 이후 지속적인 감소세를, 자동이체는 2000년 2.8%에서 2019년 43.3%로 급속한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인터넷/신용카드, 핸드폰 활용 방식 또한 2013년 0.2%에서 2019년 24%로 눈에 띄는 성장세를 나타냈다. 코로나19로 인해 이런 경향성(기부의 비대면화/간편화/현금방식의 탈피)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이며 포인트/마일리지 기부, 재능기부, 착한소비 및 공익상품 구매 등으로 기부방식이 훨씬 더 다양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기빙코리아 2022: 국내 데이터로 본 20년간의 한국의 기부 규모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기부 분야 변화는 2001년부터 2021년까지 자선단체가 매해 월등하게 1순위를 지켰고 다음으로 해외 구호, 지역사회, 시민단체, 교육, 의료, 문화예술 순이었다. 해외 구호는 2007년 이후 2순위로 급상승했고 시민단체는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다 2015년 이후 급속히 증가하여 2019년 2순위, 2021년에는 3순위를 기록했다.
3-3. 기부와 공공복지와의 관계: 코로나 시기 기부 변화와 긴급재난지원금 기부 의향 
2019년 후반 이후 2022년 현재까지 지루하게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 상황은 기부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어려워진 경제 사정으로 기부는 줄어들었을까? 이 챌린지는 2000년대 이후 우리 사회에서 새로운 시민 의식으로 자리 잡은 기부행위가 지속 가능한지를 확인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기빙코리아, 2020 : 코로나19와 기부에 대한 국민인식조사>를 살펴보면, 코로나19 상황 이전의 기부 경험 유무 문항에서는 68.7% 응답자가 기부 경험이 있다고 답했고 31.3%가 없다고 답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인한 기부액 변화 여부를 묻는 질문에서는 변화 없음(45.2%), 이전에도 이후에도 기부하지 않았음(28.6%), 줄었음(17.0%), 늘었음(9.2%)순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하여 사랑의 열매 나눔문화연구소의 <2021년 기부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라는 사회적 재난을 극복하기 위한 기부의 흐름에 대해 일시적인 기부의 감소 또는 기존 기부 중단이 초기에 약간 발생하기는 했지만, 대체로 개인들의 정기기부가 큰 변화 없이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하였다.
한편, 코로나 시기 이러한 (민간의 자발적) 기부의 지속성은 공공부문의 사회복지정책과는 별개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즉 이러한 기부가 사회복지정책으로 환원되거나 혹은 이것이 정책을 대체할 수는 없다는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다시 <기빙코리아, 2020 : 코로나19와 기부에 대한 국민인식조사>로 돌아가면, 긴급재난지원금 기부 의향(정부는 긴급재난지원금을 전국민에게 지급하되, 자발적으로 기부하거나 3개월 이내 미수령한 경우 기부금으로 환수해 고용지원금으로 편입하고, 고용 유지와 실직자 지원에 쓸 예정이라고 발표)에 대해서는 기부 의향 없다(88.1%)고 답한 응답자가 기부 의향 있다(11.9%)고 답한 응답자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4. 12월은 ‘기부의 달’이라는 말이 있다. 유독 한해 마지막인 12월에 기부금이 집중되는 이유는 이때 정치·사회·문화 각 분야에서 기부 독려 행사가 많이 열리고 또한, 연말 정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번 언박싱에서 알게 된 것을 더하면 이러한 풍경은 확장 가능한 것이 될 수 있다. 즉, 기부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세제 혜택 등의 ‘제도’들이 기부를 착한 개인의 행동에서 지속 가능한 사회적 행위로 바꿀 수 있으며, 기부는 일 년 모든 달과 어울리는 사회적 행위가 될 수 있다. 실제로 그러한 변화는 이미 우리 사회에서 시작되었으며 이를 합리적이고 체계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해 비영리단체들의 신뢰와 책임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또한 기부는 민간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노력이며 이것이 공공부문의 복지정책과 어떻게 잘 어우러질 수 있을까 하는 과제를 안고 있기도 하다. 어쨌든 지금 당장 각자의 방식으로 기부에 동참해보자!
 
인용서식 : KOSSDA, 데이터언박싱 : 기부, 나의 착한 행동이 선한 사회적 행위로, KOSSDA newsletter75, 2022년 12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