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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언박싱

코로나 이후 사회적 관계 변화의 징후들

  • 작성자KOSSDA
  • 작성일2023.01.25
  • 조회수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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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코로나19가 3년 이상 지속되면서 우리의 일상은 비대면 교육, 재택근무, 온라인 회의, 배달, 키오스크를 이용한 식사 주문 등 빠른 변화를 겪고 있다. 이제 우리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자유롭게 오가며 일과 생활을 영위하게 되었으며 시간과 공간의 제약으로부터 벗어날 수도 있음을 알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오래 동안 안정성과 지속성을 갖고 있던 사회적 관계와 활동 등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미래 사회에 대한 낙관론과 비관론이 등장하고 있다.
2. 이번 데이터 언박싱에서는 코로나19 이후 우리의 사회적 관계가 변화하는 징후들과 이것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를 따라가 보고자 한다. 특히 이러한 징후들을 포착하고 관계 변화의 의미를 추적하기 위해 사회조사에서 질문하고 확인하는 방식도 함께 조명해 보고자 한다.
3. 개인들의 사회적 관계 맺기를 살펴보자. 우선 관계의 빈도 혹은 양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살펴보자. <사회통합실태조사, 2013~2021>는 일반적인 사회통합 인식과 함께 특히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면서 일어난 인식과 태도 변화를 잘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서 ‘개인 간 소통’을 묻는 질문 즉 “평일 하루에 보통 몇 명의 사람들과 접촉하십니까? - 여기서 접촉이란 대면, 전화, 문자, 온라인, 우편 등의 방식으로 개인적으로 인사하거나 이야기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접촉 대상은 ‘(함께 살고 있는 가족이 아닌) 가족 또는 친척’과 ‘(직장 동료를 제외한) 가족 또는 친척 이외의 사람’이다 - 에 대한 대답을 시계열로 살펴보면 관계의 양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 지를 알 수 있다. 
  아래의 그림에서 알 수 있듯이, ‘가족과 친척’ 중에서 접촉하는 사람이 없다고 응답한 비율은 최근 3년 동안 줄어드는 추세이다. 또한 ‘가족 또는 친척 외 사람’ 중 접촉하는 사람이 없다고 대답한 경우는 2020년 코로나19 직후 약간 증가했다가 이후 이를 유지하는 모습을 보인다. 결과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 정책이 다소 영향을 미쳤을 수는 있지만 ‘개인 간 소통’의 양은 이것과 상관없이 유지되고 있으며 특히 ‘가족과 친척’ 간의 친밀한 관계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림1. 개인 간 소통 추이

4. 그렇다면 이러한 개인들의 관계 맺기 방식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 
  <사회통합실태조사>를 다시 살펴보면 개인들의 ‘접촉 방식’에는 그 변화가 눈에 띄게 나타난다. 조사의 ‘개인 간 소통’ 질문에서 접촉하는 사람이 있을 경우 ‘주로 어떤 방식으로 접촉하십니까?’를 추가로 질문하였는데 대표적인 접촉 방식을 ‘인터넷’, ‘대면’, ‘전화’로 나누어 그 추이를 살펴보자. 여기서 ‘인터넷’은 인터넷 매체(이메일, 페이스북, 트위터 등과 같은 SNS, 카카오톡, 라인 등 메신저, 블로그와 카페)와 문자(SMS)를 합한 것으로 재구성하였다. 
  최근 5년(2017년~2021년)간 평일 하루 접촉하는 사람과의 ‘접촉 방식’을 살펴보면 인터넷을 활용한 접촉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코로나19의 초기 상황인 2020년 조사 결과는 복잡하고 속도감 있게 변화했던 상황을 알려주듯 전체적인 경향성이 흔들리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다음해인 2021년에 상승하고 또는 하락하는 흐름이 유지되고 있다. 
  관계 유형 중 ‘가족 또는 친척’과 접촉하는 방식을 살펴보면 2017년에는 전화(46.6%) > 대면(19.4%) > 인터넷(16.1%) 순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추세는 2020년을 지나면서 급격하게 변화하여 2021년에는 인터넷(36.4%) 접촉 방식이 대면(30.4%), 전화(25.8%)보다 높게 나타난다.  다음으로 ‘가족 또는 친척 외 사람’과 접촉하는 방식을 살펴보자. ‘가족 또는 친척’과 달리 최근 5년간 전화 접촉 방식은 20%대로 대면, 인터넷 접촉 방식에 비해 낮다. 인터넷 접촉 방식은 2017년과 2020년에 낮게 나타나지만 2021년에는 그 비율이 급격하게 상승해서 전화(21.9%), 대면(28.0%) 접촉 방식과 약 2배 이상 차이를 보이며 가장 빈번한 접촉 방식이 되었다. 한편 이 관계에서는 전화 접촉 방식이 전반적으로 20%대를 유지하며 대면, 인터넷 접촉 방식보다 선호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그림2. 개인 간 소통 방식 추이

5. 사회적 관계 맺기의 질적/양적 변화를 추적하기 위해 사회조사 방법이 이에 반응한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 다시 <사회통합실태조사>로 돌아가면 ‘개인 간 소통’ - ‘접촉 방식’ 질문의 보기들은 조사 시기에 따라 변화했음을 알 수 있다.

그림3. 개인간 소통 조사 항목의 변화

 위의 그림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2013년부터 2021년까지 9년 동안 해당 조사에서 보기 항목은 4차례 변화가 있었다. 2013년 조사에서는 “귀하는 평일 하루에 보통 몇 명의 사람들과 전화, 우편, 인터넷, 대면 등의 방식으로 접촉하십니까? 다음의 각 항목별로 말씀해주십시오.” 라고 질문했지만 ‘접촉 방식’은 질문하지 않았다. 그 다음 조사부터는 ‘접촉 방식’을 조사했는데, 2014년부터 2016년까지는 ‘인터넷’을 이메일,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등 SNS, 블로그’를 포괄하는 것으로 제시했으며, 2017년부터 2020년까지는 ‘인터넷’의 하위(혹은 세부) 항목으로 ①이메일 ②SNS(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③메신저 (카카오톡, 라인, 네이트온 등) ④블로그 ⑤카페를 두었다. 2021년부터는 접촉 방식 보기를 재구성하여 ①대면 ②전화 ③문자(SMS) ④메신저(카카오톡, 라인 등) ⑤SNS(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⑥이메일 ⑦블로그 또는 카페 ⑧우편 ⑨기타 등의 총 9개 보기로 제시하였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사회 조사에서 ‘인터넷’ 접촉 방식을 제시하는 것이 변화해 온 것을 볼 때 2010년대에 대면이나 전화 등의 전통적 방식에 대한 대안으로 이해되었던 ‘인터넷’ 방식이 점차적으로 다양해지고 세분화되는 시기를 거쳐 지금의 안정적인 주류로 분류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6.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소통이 확산되면 사회적 관계는 어떤 의미 변화를 겪을까? 
  <제주지역 청년여성의 코로나로 인한 삶의 변화 실태조사, 2021> 자료에서는 코로나19의 장기화가 제주지역 청년여성의 일상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 지를 잘 보여준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년 여성들은 신체 운동량이 37.2% 감소하고, 음주 횟수가 18.0% 증가했으며, 스마트폰 사용량은 66.4%로 크게 증가하였다. 여기서 스마트폰 등 인터넷 이용 시간의 증가는 영상 콘텐츠 활용이 증가했음을 의미하는 데 이것은 청년 세대의 1인 가구 추세와 함께 이들의 사회적 고립을 시사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한편, <부산시민의 외로움에 대한 인식조사, 2020> 자료는 ‘가족의 해체, 1인 가구 증가, 고령화 등’과 같은 가족 구조의 변화로 발생할 수 있는 외로움 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조사에서 산출되었다. 이러한 구조적 요소와 함께 코로나19 발생 초기(2020년 4월)라는 상황적 요소가 합쳐져 이 자료는 사회적 관계 맺기의 변화를 잘 보여주고 있다. 
  사회적 관계 유형에 따른 연락방법 및 빈도를 살펴보면, 여러 유형 중에서 ‘연인(또는 이성 친구)의 경우가 문자, 전화, 대면 방법 모두에서 전반적으로 높은 연락빈도를 보이며 특히 문자와 전화로 연락하는 경우는 각각 74.3%와 50.9%(‘거의 매일’ 연락함을 기준)로 높다. ‘직장 동료’의 경우는 대면 연락빈도에서 여러 유형 중 가장 높은 수치(88.1%)를 보이며 문자 연락빈도도 비교적 높은 편이다. ‘SNS 등 인터넷 상에서 알게 된 사람들’은 문자를 통한 연락방법을 주로 취하며(34%) 이는 ‘연인’ 다음으로 높다. ‘친구’는 문자, 전화, 대면 연락방법 모두를 골고루 그리고 유사한 빈도로 활용하고 있었다. 이를 통해 관계의 특성이 연락방법이나 매체에 유연하게 반응하기도 하고 인터넷에서 만난 사람 경우처럼 문자방법에 고정되어 있는 경우도 있음을 알 수 있다.
표1. 주변 사람들과의 연락방법 및 빈도
 여러 사회적 관계들은 연락방법과 빈도뿐만 아니라 관계 만족도에서도 차이를 보이는 데, 특징적인 것은 ‘SNS 등 인터넷 상’에서의 관계가 ‘친구’ 관계와 유사한 수준의 만족도를 보이며 물리적 거리가 가까운 ‘이웃’ 관계가 가장 낮은 만족도를 보였다는 것이다. (그림4 참조)
  이 조사로부터 1인 가구 증가 등의 지속적인 사회적 구조 변화와 막 시작된 코로나19 상황이 사회적 관계의 방법, 빈도, 만족도 등에서 다양하게 반영되기 시작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인터넷 기반 관계가 점차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하면서 이러한 관계 맺기가 보여주는 비교적 높은 만족도와 긍정적 효과-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온라인 활동을 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외로움을 느끼는 비율이 적다-는 새로운 관계 맺기와 의미를 시사하고 있다.
그림4. 사회적 관계에 대한 만족도  
7. 지금까지 코로나19 이후의 사회적 관계가 양적으로 그리고 질적으로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다양한 유형의 사회적 관계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오가며 적응, 지체/고착, 퇴보, 생성 등의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는 그동안 우리가 사회적 관계를 통해 구축하고 소통했던 외로움, 친밀함, 고립과 소외 등의 사회적 정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온라인 체류 기간이 늘어나면서 ‘청소년의 일탈행동’이 일부 국가에서 감소했다고 한다. 청소년들의 또래집단과 하위 문화가 지탱했던 일탈행동은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대면 시간이 줄어들고 많은 활동들이 모니터링되면서 전통적인 일탈은 사라진 것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청소년들이 인터넷 소통 방식에 가장 빨리 반응하고 호응하고 있음을 감안한다면 우리는 좀 더 긴 호흡으로 사회적 관계 변화를 들여다 보아야 할 것이다. 
  앞으로의 사회적 관계가 모두 온라인/비대면으로 대체되거나 디지털 세상의 질서가 모든 것을 압도할 것이라는 생각과 거리를 두고자 한다면 관계 유형의 다양성과 가치가 진지하게 그리고 지속적으로 고민되어야 할 것이다. 

*Ball, Jude, RichardGrucza, Michael Livingston, Tom ter Bogt, Candace Currie, and Margaretha deLooze. "The Great Decline in Adolescent Risk Behaviours: Unitary Trend,Separate Trends, or Cascade?". Social Science & Medicine 317 (2023): 115616.

 

인용서식 : KOSSDA, 데이터언박싱 : 코로나 이후 사회적 관계 변화의 징후들, KOSSDA newsletter76, 2023년 1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