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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 노동자는 2023년 7월을 기준으로(출입국 통계) 40만 명에 달하며 여기에는 일반고용허가제(비전문취업, E-9)와 특례고용허가제(방문취업, H-2)의 적용을 받는 노동자가 포함되는데 이들의 규모는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외국인 노동자 유입은 우리 정부가 인력난 해소를 위해 ‘해외투자업체 연수제도’ 실시(1991년) →‘산업연수생 제도’ 도입(1993년) → ‘연수 취업제도’를 시행(1998년) → 국내 인력을 구하지 못한 기업이 적정 규모의 외국인 근로자를 합법적으로 고용할 수 있는 제도인 ‘고용허가제’ 실시(2004년)의 변화를 거쳐 지금에 이르렀다. 고용허가제는 외국인 노동자의 합법적인 체류 상태를 보장하고, 근로기준법에 근거한 노동 생활을 보장하고 있어 외국인 노동자의 노동과 권리 그리고 생활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 노동자가 우리 사회의 필요 노동을 채워주고 있다는 긍정적인 시선의 다른 한편에는, 이들 집단에 대한 선입견이 자리잡기 시작했으며-예를 들어 이들을 범죄와 연관시키는 경우가 있다- 이들이 내국인의 일자리를 뺏어간다거나 건강보험 재원을 축내고 있다는 갈등적 시선이 종종 뉴스에 등장하고 있다.
이번 데이터 언박싱에서는 국내 체류 외국 노동자에 집중하여 이들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과 실제 이들이 놓인 제도적 환경의 실재를 조망하고자 한다. 먼저 외국 노동자 관련 이슈에 대한 사회조사 혹은 특정 항목의 결과를 비교하여 살펴볼 것이다. 다음으로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고용허가제가 실시되고 20여 년이 흐름 지금, 이들의 노동 환경 특히 건강관련 사회적 지원이 건강보험 의무적용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그 결과는 무엇이며 문제점은 무엇인지 살펴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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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우리사회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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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의 노동 수요가 견인한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긍정인식과 사회적 포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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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의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최근 인식을 엿볼 수 있는 조사로 엠브레인퍼블릭, 케이스탯리서치,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가 조사한 <전국지표조사 87차 : 2022년 12월 5주>가 있다. 조사 항목 중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비자 발급 조건 완화”에 대해 우리 국민 절반 이상이 찬성한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외국인 노동자의 비자 발급 조건을 완화함으로써 외국인 노동자의 체류를 연장하고 특정 산업의 인력난을 해소할 수 있다는 경제 사회적 측면이 고려된 의견으로 이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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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우리 사회의 노동 수요에 부응하는 외국인 노동자에게 비자 발급 조건 완화 등을 해줄 수 있다는 긍정적인 시선은 이들에 대한 사회적 포용 정도를 조사한 다른 자료에서도 유사하게 확인된다. 즉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우리 사회의 포용은 여러 소수자 집단 중에서 비교적 높게 나타남을 알 수 있다. 한국행정연구원의 <사회통합실태조사, 2013~2022>에 따르면, ‘외국인 이민자·노동자에 대한 배제’가 조사에 제시된 여러 다른 소수자 그룹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아주 낮은 점수를 지속적으로 보여주고 있으며(2013년 9.8% → 2018년 5.7% →2019년 11.3% →2022년 10.0%). 결과적으로 사회적 포용 정도가 ‘북한이탈주민’보다 높고 ‘결손 가정의 자녀’보다 낮게 위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그림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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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노동자는 우리 사회의 관리 대상이자 사회문화적 영향을 행사할 수 있는 집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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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 <통일의식조사, 2019~2021>는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우리 사회의 다른 관점을 시사한다. 조사 항목 중 ‘난민을 포함한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정부 정책이 엄격한 규제가 필요하다’에 대해 찬성 비율(매우 찬성+다소 찬성을 더함)이 2019년 68.3%, 2020년 76.0%, 2021년 76.3%로 증가하였다. 이것은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관리 및 통제가 우리 사회의 인식에 자리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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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아산정책연구원의 <한국사회에 대한 국민인식조사, 2017, 2018>도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세 가지 의견(“한국사회 가치를 어지럽힌다. 한국사회 적응노력이 부족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일자리를 위협받고 있다”)을 조사하였는데 이를 통해 외국인 노동자가 우리 사회에서 문화적 가치나 일자리 경쟁에서 갈등의 지점에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 조사 결과를 보면, 문화적 가치/적응노력/일자리라는 세 가지 이슈에서 외국인 노동자를 부정적이거나 위협적으로 인식하는 답변은 ‘그렇지 않다’(전혀 그렇지 않다+그렇지 않다)고 답변한 비율보다 낮다. 하지만 이들에 대해 부정적이고 위협적으로 느끼는 응답이 조사 기간에 전반적으로 증가했으며 특히 ‘일자리 위협’에 대해서는 ‘그렇다’(그렇다+매우 그렇다)고 대답한 비율이 2017년 26.2%, 2018년 30.9%로 다른 항목에 비해 좀 더 높게 나타났다.
지금까지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우리의 일반적 인식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사회적 필요성이 인정되는 만큼, 이에 따른 노동자 대우나 지원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들이 우리 사회에 필수 인력이라는 프레임을 벗어날 경우, 사회통합이나 사회문화적 차원에서는 관리와 통제의 대상으로 인식되며 잠정적으로는 갈등의 소지를 안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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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국내 외국인 노동자와 건강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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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외국인 노동자 고용허가제가 실시된 이후 이들 노동자는 체류 조건이 안정화되고 노동생활도 근로기준법에 근거하여 보장받게 되었다. 이것의 연장선상에서 2019년에 실시된 외국인 노동자의 건강보험 의무화는 외국인 노동자의 노동환경과 삶의 질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었다. 건강보험의 적용은 한국에 체류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인식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외국 노동자들의 건강보험 의무화는 실제로 내국인의 건강보험 재정을 악화시키며 사회 갈등의 새로운 지점을 형성하고 있는 것일까? 이어지는 글에서는 외국인 노동자를 건강상태를 살펴보고, 이들이 체류 지위와 연동되는 건강보험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살펴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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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노동자의 특성과 건강상태 : |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이주노동자 대상 연구 "사회배제 대응을 위한 새로운 복지국가 체제 개발 - 이주노동자 연구"(2020)에 따르면 외국인 노동자 특히, 비전문취업(E-9) 노동자의 연령 분포는 2019년 기준 20대 이하가 절반 정도(15~29세 49.6%)를 차지하며, 30대도 43%로 이 두 연령 집단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것은 전체 이주 노동자의 연령 특징과 유사하며 특히 50대 이상은 거의 없다. 또한 비전문취업자는 80% 이상이 제조업에 취업하고 있으며 주된 작업은 기능, 기계조작 및 조립과 단순 노무직이었다. |
그렇다면 외국인 노동자의 평소 건강 상태는 어떠할까? 국가인권위원회의 <이주민 건강권과 의료보장제도 개선을 위한 설문조사, 2020>에서 응답자의 평소 건강상태에 대해 질문했을 때 비전문취업자(E-9)의 경우 46.8%가 자신들은 건강하다(매우 건강+건강)고 응답했으며 건강하지 않다(건강하지 않은 편+매우 건강하지 않음)는 응답은 6.4%에 그쳤다. 방문취업자(H-2)의 경우 건강하지 않다가 14.1% 임을 감안할 때 외국인 노동자의 주요 집단은 비교적 높은 건강 수준을 유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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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노동자의 건강보험 의무화 전후 변화와 그 영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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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의 <제조업 분야 여성이주노동자 인권상황 실태조사, 2016>는 2016년 제조업 분야의 여성 노동자의 건강 보험 등 의무 보험 가입 여부, 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이다. 또한 이 자료는 2019년 외국인 노동자의 건강보험 의무화 시행 이전 상황을 엿볼 수 있다.
이 자료에서 미등록을 포함한 외국인 노동자의 국민건강보험 가입은 56.1%(임금에서 공제되는 내역으로 건강보험 유무를 확인할 수 있음) 수준이다. |
2019년 외국인 노동자의 건강보험 의무화 실시 이후 외국인 노동자의 건강보험 가입은 90% 이상을 기록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이주민 건강권과 의료보장제도 개선을 위한 설문조사, 2020>에서 체류자격 중 비전문취업(E-9)과 방문취업(H-2)을 대상으로 건강보험 유무를 살펴보면, 고용허가제 비전문취업(E-9)는 91.8%, 방문취업(H-2)는 95.6%가 건강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높은 건강보험 가입은 2019년 외국인 노동자 건강보험 의무화의 효과로 해석된다. 하지만 2019년 이후 외국인 노동자가 건강보험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자신들의 체류자격과 소득 그리고 건강보험 보장이 긴밀하게 연동되어 있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말하자면, 2019년 의무화 규정은 건강권 확대와 함께 보험료 체납 시 체류기간 연장 및 체류자격 변경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고 거주기간도 3개월에서 6개월로 변경하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만약 농어촌 지역의 개인 농장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가 사업자등록증이 없는 고용주에게 고용될 경우 지역가입자 자격으로 건강보험을 납부할 수밖에 없는데 이는 보험료 납부 부담이 커짐을 뜻하고 보험료 체납 가능성을 높여 결국에는 일할 자격(체류자격)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이주민 건강권과 의료보장제도 개선을 위한 설문조사, 2020>는 외국인 노동자가 새로운 제도 환경에서 건강보험 의무화와 건강보험료 체납 시 불이익에 대해 인지하고 있는지 질문하였다. 그 결과 전체 이주민 조사대상자는 의무화 64.3%, 체류 불이익 여부 59.1%를 인지하고 있었으나, 비전문취업자(E-9)는 각각 48.2%, 50.4%, 방문취업자(H-2)는 92.1%, 86.8%로 외국인 노동자 중에서도 체류자격별로 인지도에 큰 차이를 보였다. 특히 비전문취업(E-9) 업종별로 농업 종사자(의무화 36.5%, 체류 불이익 50.8%)와 어업 종사자(의무화 38.1%, 체류 불이익 33.3%)는 다른 업종에 비해 좀 더 낮게 인지하고 있었다.
외국인 노동자의 비자 종류별, 특정 업종별로 이와 같은 낮은 인지 정도가 나타나는 이유는 이들이 고용된 환경이 “임시직·일용직의 불완전 고용 노동자, 특수고용 노동자나 비공식 부문 노동자로 일하는 경우가 많고, 사업자등록증이 없는 농·어업 사업장에 고용되어 있는 경우 직장가입자가 될 수 없으며, 건강보험 당연가입사업장 사업주가 직장가입 취득신고를 하지 않는 경우에 대한 감독이 소홀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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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마무리
이번 데이터 언박싱에서는 외국인 노동자를 둘러싸고 등장하는 다양한 우리 사회의 인식과 함께, 외국인 노동자의 건강권으로서의 의료보험에 대한 인식을 살펴보았다. 외국인 노동자가 우리 사회의 노동 수요를 채워주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반응과 태도가 확인되었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통합에 있어, 이들은 관리 및 규제의 대상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때로는 내국인의 이해관계와 상충될 수도 있다는 갈등적 시선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외국인 노동자(특히 비전문취업자격자)는 20, 30대의 젊은 노동자가 대부분으로 이들은 자신을 건강한 상태로 인식하였다. 또한 2019년 이후 건강보험 의무화로 자신이 속한 직장에 따라 대부분 건강보험에 가입되어 있었으며 보험료를 납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의 노동과 건강권이 연계되기 위해서는 고용주의 성실한 보험제도에의 참여, 그리고 노동자의 제도 인식과 참여가 적극적으로 요구되는 데 여러 자료들은 비전문취업 자격자일수록, 농어업 종사자일수록 노동권(체류자격)과 연계된 의료보험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데 제한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지금 우리는 저출생이라는 심각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외국인 가사/육아 도우미 시범 제도를 고려하고 있다. ‘가사 및 돌봄 분야’는 기존의 외국인 노동자가 주로 고용 되어온 산업 분야인 제조업, 건설업, 운송업 등과 다른 일상생활에 밀접한 노동이라는 점에서 우리의 준비를 새롭게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이번 데이터 언박싱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우리의 필요와 편의를 강조한 외국인 노동자의 활용이 이들 노동자에게는 건강보장과 같은 결과를 가져다주지 못하고 있음을 반성해야 할 것이다.
인용서식 : KOSSDA, 데이터언박싱 :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우리의 생각과 제도적 환경의 실재, KOSSDA newsletter85,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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