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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언박싱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표합시다!

  • 작성자KOSSDA
  • 작성일2024.03.27
  • 조회수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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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4월 10일 제22대 국회의원선거가 치러진다. TV, 신문, SNS를 포함한 여러 매체에서 선거관련 여론 조사와 뉴스가 쏟아져나오고 선거 유세와 선거 현수막을 보면서 선거 때가 임박했음을 알 수 있다. 4년마다 치러지는 국회의원선거에 과연 국민들은 얼마나 투표에 참여했을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제21대 국회의원선거 투표율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역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율은 제12대 국회의원선거(1985년 84.6% 투표율로 역대 두 번째로 기록)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다가 제18대 국회의원선거(2008년 46.1%) 이후 다소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지난 2020년 제21대 국회의원선거 투표율은 66.2%로 제20대 국회의원선거(58%) 대비 8.2%p,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60.2%) 대비 6.0%p 상승하였다. 제21대 선거를 기준으로 연령대별 투표율을 살펴보면 60대가 80.0%로 가장 높으며, 선거법 개정으로 선거에 처음 참여한 만 18세 유권자들은 67.4%의 투표율을 보였다. 20대 및 30대의 투표율이 각각 58.7%, 57.1%로 가장 낮은 반면, 40대 이후 연령대가 높을수록 투표율이 높아지다가 70세 이상부터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 이번 데이터 언박싱은 우리 사회의 정치 민주주의 정도를 엿볼 수 있는 정치에 대한 관심과 기대, 정치에 대한 효능감과 정치 참여를 다룬다. 이를 위해 KOSSDA가 제공하는 ‘정치만족도’와 ‘정치에 대한 관심’을 다루는 자료를 살펴보고 아울러 ‘정치 효능감’을 보여주는 자료를 살펴볼 것이다. 이어서 ‘정치참여’에 관련된 ‘투표 참여 중요도’와 ‘최근 3년 이내 정치 참여 활동’ 등의 자료를 살펴보면서 우리 사회 정치 민주주의의 현주소를 가늠해보고자 한다. 다만, 정치 및 선거 관련 자료는 사회경제적 맥락과 제도적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자료의 결과를 해석하는 데 있어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3. 우리 사회의 정치 만족도는 얼마나 될까? 또한 선출된 정치인에 대한 신뢰는 어떠할까?  
<사회통합실태조사, 2013-2022>에서 현재의 ‘정치상황 만족도’(척도는 0점~10점)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정치상황 만족도 평균 점수는 2013년에 3.8점, 2016년도에 2.8점으로 가장 낮고 이듬해 2017년 4.5점으로 비교적 큰 폭으로 상승하였다. 그 후 2021년 5.5점까지 상승하였고 2022년에는 전년보다 하락한 4.5점을 기록했다. 2013년-2022년까지 5점 이상 기록한 적이 2021년 한 번뿐이며 ‘정치상황 만족도’ 평균은 4.1점으로 낮은 수준이다.
이처럼 일관되게 나타나는 우리 사회의 ‘낮은 정치 만족도’와 함께 정치에 대한 의견도 부정정적이어서 선거의 일회성(이벤트성)과 당선된 이후 정치인에 대한 불신이 자주 관찰된다. 정치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은 2000년대 초 인터넷 기반 정치 문화가 등장했을 때 더욱 부각되기 시작하는데 권상희 교수가 수행한 ‘소셜 네트워크 환경에서 인터넷 정치문화 인식과 참여에 관한 탐색적 연구’에서 산출한 <인터넷 정치 이용행태 조사, 2009> 자료에서 이를 잘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 평소 생각하는 정치에 대한 의견을 물었는데 특히 ‘정치인은 단지 표를 얻는 것에만 관심이 있다’는 의견에는 과반이 훨씬 넘는 73.4%(매우 그렇다 37.6% + 그렇다 35.8%)의 응답자가 동의를 나타냈다. 그리고 비슷한 비율로 75.8%(매우 그렇다 42.4% + 그렇다 33.4%)의 응답자가 ‘대부분 정치인은 당선된 후에는 유권자들에게 관심이 없어진다’고 답했다.
4. 우리 사회의 정치 효능감은 어느 정도일까? 
정치 효능감은 일반적으로 개인의 행동이 정치 과정에 영향을 미치거나 미칠 수 있다는 믿음을 말한다. 이것은 다시 정치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내적 효능감’과 정치인과 정책이 시민들의 요구에 적절하게 반응할 것이라 믿는 ‘외적 효능감’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아산정책연구원의 <한국사회에 대한 국민인식조사, 2010>는 ‘정치 효능감’을 측정하기 위해 다음의 질문을 던졌다. ‘선거에서 누구를 찍더라도 정치는 달라지지 않는다’는 물음에 대한 답을 보면, 동의하는 의견(그렇다 32.6% + 매우 그렇다 14.3%)이 46.9%를 차지해 동의하지 않는 의견(전혀 그렇지 않다 4.9% + 그렇지 않다 15.7%) 20.6%의 2배를 훨씬 넘게 나타났다. 또한 ‘우리가 좀 나선다고 해서 정치가 잘 되는 것은 아니다’란 의견에는 ‘매우 그렇다 + 그렇다’는 의견이 45.0%, ‘전혀 그렇지 않다 + 그렇지 않다’는 20.6%로 나타났다. 이로 미뤄볼 때 우리나라 사람들은 정치에 대한 기대(역할과 신뢰를 포함)가 낮으며 특히 정치의 외적 효능감이 낮은 특징을 보인다. 이와 더불어 개인이 정치 변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자신감(내적 효능감)도 낮은 상태를 보여 그동안 집중 조명되었던 우리의 적극적인 정치 활동과 민주주의를 위한 노력이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 설명이 필요해 보인다. 이 자료는 비록 2010년 조사자료이지만 유사한 설문조사가 이루어졌던 2013년 자료에 이르기까지 거의 동일한 결과 즉 낮은 정치적 효능감이라는 결과가 보고되었다.
정치 효능감을 알 수 있는 최근 조사로 <사회통합실태조사, 2022>가 있다. 이 자료에서 ‘나와 같은 사람들은 정부가 하는 일에 어떠한 영향도 미칠 수 없다’는 문항에 과반이 넘게 동의(매우 동의 7.6% + 약간 동의 44.8%)하고 있다. 이어서 ‘정부는 나와 같은 사람들의 생각이나 의견에 관심이 없다’는 것에는 과반에는 못 미치지만 46.3%가 동의(매우 동의 9.4% + 약간 동의 36.9%)를 표시했다. 사회경제적 상황과 제도적 맥락과는 별개로 2000년대 이후 가용 자료를 통해 살펴볼 때, 우리 사회의 정치적 효능감은 낮은 수준이며 특히 내적·외적 효능감이 모두 낮은 것은 우리 사회의 정치제도가 잘 작동하고 있는지 반성 해봐야 함을 시사한다.
5. 투표로 대표되는 우리의 정치 참여는 어떠한가
<사회통합실태조사, 2013-2022>의 ‘투표참여 중요성’에 대한 생각을 살펴보면, 2013년부터 2022년까지 일관되게 투표참여가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1점 전혀 중요하지 않다 ~ 7점 매우 중요하다). <2022년 사회통합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투표는 세금납부와 법·규칙 준수와 함께 시민적 의무로 중요하게 인식되는 경향이 지속되고 있다고 보았다.
<한국인의 의식 및 가치관 조사, 2022>은 최근 3년 이내 정치 참여 활동에 대해 묻고 있는데 투표를 제외한 모든 정치 활동과 방식에서 낮은 참여율이 확인되었다. 구체적으로 정치참여를 살펴보면, 투표(78.0%), 커뮤니티/SNS/댓글 활동(10%), 서명운동(7.5%), 후원/기부(6.1%), 정당가입(3.6%), 진정/청원(2.0%), 집회/시위(0.8%), 관련 시민단체 가입(0.7%) 순으로 나타났으며 반면에 ‘아무것도 한 적이 없다’고 답한 비율도 19.6%로 나타났다. 
2010년을 전후하여 온라인기반 정치의 장이 열리면서 정치 참여에 대한 기대가 상승하였다.  하지만 금현수 박사가 수행한 ‘정치 팟캐스트 이용이 온·오프라인 정치참여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에서 산출된 <팟캐스트 이용과 정치참여에 관한 조사, 2012>는 온라인 정치 문화가 정치 참여를 높이고 민주주의 핵심인 소통과 타협의 역할을 할 것이라는 예측과 다른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다양한 정치참여경험을 묻고 있는 거의 모든 문항에서 ‘매우 그렇다+조금 그렇다’라고 답한 응답이 낮게 나타났다.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인터넷 상에서 항의나 반대운동에 서명한다(26.3%)’, ‘친구들에게 내가 지지하는 후보를 지지하려고 설득한다(13.2%)’, ‘공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과 연대하여 행동한다(12.4%)’, ‘정치관련 집회에 참석한다(7.7%)’, ‘정치 시사 관련 인터넷 카페(커뮤니티)의 회원으로 가입한다(5.9%)’, ‘인터넷 게시판에 특정 정치인이나 정당을 지지하는 글을 올린다(5.8%)’, ‘반대하는 정당이나 정치인들의 홈페이지에 메일을 보내거나 댓글을 남긴다(3.3%)’,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의 홈페이지 블로그 회원으로 활동한다(0.7%)’ 순이다. 결과적으로 볼 때 우리 사회에서 투표 활동은 민주주의 시민의 기본 권리로 인식되고 있으나 이를 지원하고 확대할 수 있는 다양한 정치 활동은 온라인 매체의 발달이나 경제적 수준의 향상에도 아직까지 활성화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6.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표를 합시다! 
이번 데이터언박싱을 통해 우리 사회의 정치 만족도는 전반적으로 낮으며 특히 개인들의 정치 효능감이 낮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 정치 효능감은 우리의 민주주의 역사와는 별개로 정치 또는 정치 과정을 통해 개인과 개인, 개인과 사회(국가)가 서로 신뢰하고 타협할 수 있는 역량과도 연결된다는 점에서 민주주의 정치의 주요한 지표가 된다. 또한 우리나라 사람들 대부분이 주된 정치 참여 활동으로 투표를 언급하고 있음을 감안하여 진정한 권리 행사를 위해 선거 관련 정보, 접근, 소통, 그리고 대화의 장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노력해야 할 것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투표를 포함한 다양한 정치 활동으로 차이와 다양성을 포용하는 민주주의 정치를 탐색해야 할 것이다. 오는 4월 선거에 투표하는 것을 우리 정치의 새로운 시작으로 삼아보자!

 

인용서식 : 한아름, 데이터언박싱 :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표합시다!, KOSSDA newsletter90, 2024년 3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