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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언박싱

미세먼지와 대기오염, 그리고 환경문제

  • 작성자KOSSDA
  • 작성일2024.02.28
  • 조회수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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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난 설 연휴 중이었던 2월 11일, 서울의 1시간 평균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79㎍/㎥로 나타나 초미세먼지주의보*가 발령됐다. 매년 12월부터 3월까지는 계절적 요인과 국내외 영향으로 초미세먼지 월평균 농도가 특히 심화되는 기간으로, 기준치(50㎍/㎥)를 넘는 날의 80%가 집중된다. 이제는 ‘삼한사온’이 아니라 ‘삼한사미(사흘간 추운 뒤 나흘간은 미세먼지가 가득하다)’라는 신조어가 겨울철 날씨를 대변할 정도이다. 이에 정부는 2017년부터 ‘미세먼지 관리 종합대책’을 마련하여 국내 주요 배출원에 대한 미세먼지 발생을 억제하고 있으며, 2018년에는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하여 지자체에 미세먼지를 저감하기 위한 권한과 조치(자동차 운행제한 또는 대기오염물질 배출시설 가동률 조정)를 부여하였다. 또한 2019년부터는 미세먼지를 사회재난으로 공식화하고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를 도입하여 고농도 미세먼지 집중 발생시기인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평소보다 강화된 미세먼지 배출 저감 및 관리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대한민국 정책브리핑 정책뉴스, 2023.11.28). 
*초미세먼지주의보는 시간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75㎍/㎥ 이상인 상태가 2시간 지속될 때 발령되며, 주의보 해제 기준은 35㎍/㎥이다.
2. 이번 데이터 언박싱은 환경문제의 대표격이라 할 수 있는 미세먼지 및 대기오염에 대하여 다룬다. 이것은 단순한 생활의 불편뿐만 아니라 다양한 질환을 초래하며 궁극적으로는 모두의 삶의 질을 위협한다는 점에서 심각한 환경문제이자 사회문제라고 볼 수 있다. 이를 위해 KOSSDA가 제공하는 환경과 관련된 자료들, 특히 미세먼지에 대한 국가적 대응이 시작된 2018년과 2019년에 실시된 미세먼지에 대한 여론조사 데이터를 활용하여 그 당시 미세먼지(대기오염)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과 미세먼지로 인한 생활상의 변화 및 피해 정도를 알아보고,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 역할에 대한 의견과 개인들의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노력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3. 우리 국민들의 미세먼지 상황에 대한 인식과 전망은 어떠하며 어떻게 변화했을까? KOSSDA가 서비스하는 <전환기 한국사회조사 5 : 1989 국민의식조사> 자료와 <미세먼지에 대한 국민여론조사, 2019 : 5월> 자료를 통해 1989년과 2019년 사이의 30년이라는 시간차를 두고 우리나라 사람들의 대기오염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알 수 있다. 설문 문항의 서술이 ‘대기오염’(1989년 조사)에서 ‘미세먼지 농도’(2019년 조사)로 구체화되기는 했지만, 30년의 시간차를 두고 있는 두 조사의 설문 내용 및 결과는 매우 유사한 양상을 보인다. 우선 우리사회 또는 거주지역의 대기상태가 양호하다는 응답은 1989년 14.7%(우리사회의 대기오염 문제는 전혀 심각하지 않다 3.1% + 별로 심각하지 않다 11.6%), 2019년 8.3%(올해 거주지역의 미세먼지 농도는 ‘매우 좋다’ 0.9% + ‘대체로 좋은 편이다’ 7.4%)에 불과하여 화석연료의 사용이나 자동차 매연으로부터 발생되는 대기오염에 대한 심각성은 과거로부터 이어져 왔으며, 최근으로 올수록 더욱 심화되었음을 알 수 있다. 대기오염 및 미세먼지에 대한 미래 전망의 경우에도 긍정적인 응답이 1989년 14.5%(앞으로는 대기오염 문제가 ‘좋아질 것이다’ 14.5%), 2019년 9.8%(앞으로 거주지역의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개선될 것 같다’ 0.5% + ‘어느 정도 개선될 것 같다’ 9.3%)에 그쳐, 대기오염 및 미세먼지 문제의 해결 또는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은 점점 굳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4. 이렇듯 일상이 되어버린 미세먼지는 우리의 생활을 어떻게 변화시켰으며, 미세먼지로 인한 피해는 어느 정도 수준인가?
<미세먼지에 대한 국민여론조사, 2019 : 5월> 자료에 따르면, 응답자의 86.9%는 미세먼지로 인해 생활에 불편을 느끼고 있으며(매우 불편 28.0% + 대체로 불편 58.9%), 평소 미세먼지 농도 확인 빈도는 매일이 51.4%, 일주일에 5~6회가 9.5%, 일주일에 3~4회가 16.9%로 나타난 한편, 전혀 확인하지 않는 경우는 1.3%에 그쳐 미세먼지로 인한 일상생활의 불편함이 커진 만큼 미세먼지 예보에 대한 관심 또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미세먼지에 함유되어 있는 중금속들은 인체로 유입되어 다양한 질병을 유발하게 되는데, 실제로 <미세먼지에 대한 국민여론조사, 2019 : 5월> 조사대상의 74.8%가 미세먼지로 인해 본인이나 가족의 건강에 영향을 받거나 피해를 입었다고 응답하였으며, 그 피해의 유형은 콧물, 기침, 가래 등 호흡기 질환(63.0%), 안구 건조 등 눈 부위 질환(43.9%), 알러지, 발진 등 피부 질환(19.3%)의 순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러한 피해에도 불구하고 정작 미세먼지가 나쁜 날에 마스크를 착용하는 응답자는 52.8%(매번 착용 11.9% + 대체로 착용 40.9%),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는 가정은 46.4%(매번 사용 27.8% + 대체로 사용 18.6%)로 절반가량에 불과하였고, 공기청정기가 없는 가정도 40.5%에 달하였다. <정부역할과 삶의 질에 대한 국민인식조사, 2018> 자료를 살펴보더라도, 미세먼지로 인해 야외활동을 가능한 자제한다는 응답은 과반을 약간 넘는 56.1%로 나타나, 일상생활 속에서 미세먼지에 대응하기 위한 요령들을 적절하게 실천하는 사람들의 비율은 미세먼지에 대한 높은 관심도나 건강상의 피해 발생 정도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5. 그렇다면 미세먼지에 대한 국가적 대응이 시작되었던 2018년과 2019년의 국민들은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의 대응조치에 어떠한 인식과 기대를 가지고 있었으며, 개인 차원에서의 노력에 대해서는 어떠한 태도를 보였는가?
<정부역할과 삶의 질에 대한 국민인식조사, 2018>에 따르면, 국민들은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해 가장 노력해야 하는 집단의 1순위로 정부(62.8%), 국민(17.0%), 학계 전문가(10.2%), 정치인(9.9%)을 꼽고 있다. <미세먼지에 대한 국민여론조사, 2019 : 5월> 자료를 통해 정부의 미세먼지 저감 노력에 대한 국민 인식을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국민들은 미세먼지가 주로 국외(중국 등)에서 유입되고 있다는 인식(80.3%)을 강하게 가지고 있으며, 따라서 미세먼지 문제의 효과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중국과의 외교적 공조를 통한 해결(54.1%)이 가장 중요하다고 응답하였다. 반면 국내 발생 미세먼지를 감축하기 위한 공공기관 차량 2부제, 노후차량 운행금지, 석탄화력발전소 출력 제한 등의 비상저감조치에 대해서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견(51.3%,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14.0% + 대체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37.3%)이 도움이 된다는 의견(45.0%, 매우 도움이 된다 5.0% + 대체로 도움이 된다 40.0%)보다 많았으며, 결과적으로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정부 대응에 대한 만족도는 16.8%(매우 잘하고 있다 2.0% + 대체로 잘하고 있다 14.8%)에 불과했다.
반면,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개인적 노력 의향의 측면을 <미세먼지에 대한 국민여론조사, 2019 : 5월>에서 짚어보면, 미세먼지 발생 억제를 위한 차량 2부제 시행에 대한 찬성 의견이 49.6%(적극 찬성 14.6% + 대체로 찬성 35.0%), 석탄화력발전소 운행의 전면 중단에 따른 전기료 인상 시 이를 부담할 용의가 있다는 의견이 48.8%로 취합되어, 앞서 살펴보았던 일상생활 속 미세먼지 대응(마스크나 공기청정기 사용 또는 야외활동 자제 등)에서와 마찬가지로 다소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우리 국민들은 미세먼지를 포함한 대기오염 이슈에 대해 사안의 심각성과 건강 문제를 잘 인지하고 있지만 정작 미세먼지 대응책의 실천과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노력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인식-행동 간의 불일치가 확인되었다. 이러한 경향은 비교적 최근에도 유사하게 나타나는데, <한국종합사회조사, 2003-2021 [누적자료]>가 이를 잘 보여준다. 2021년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환경문제는 나의 일상생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다(46.6%)’고 인식하는 동시에 ‘삶에는 환경을 보호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들이 있다(45.0%)’고도 생각한다. 또한 ‘현대생활에서 사람들이 하는 것은 환경에 해롭다(49.8%)’고 말하면서도 ‘환경보호를 위해 생활수준을 낮출 의향(34.3%)’에 대해서는 망설이고 있으며, ‘나 같은 사람이 환경을 위해 많은 일을 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거나 ‘다른 사람은 하지 않는데 나만 환경을 위해 무엇을 한다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는 문항에 대해서도 10명 중 7명 이상이 이에 동의(매우 동의+약간 동의)하거나 판단을 유보(동의도 반대도 아님)하고 있어 개인의 환경보호 실천에 대해 소극적이며 방관적인 태도를 보였다. 최근으로 올수록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과 실천은 불일치를 보일 뿐만 아니라(즉, 높은 인식이 높은 실천 수준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환경문제가 라이프 스타일이나 경제문제보다 우선순위를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또한 환경문제에 대한 책임 의식이나 연대 의식은 환경 실천의 새로운 차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6. 지금까지 미세먼지 문제의 심각성과 해결방안에 대한 국민인식, 그리고 미세먼지 문제를 바라보는 태도와 행동들 사이에서 나타나는 불일치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이번 언박싱에서 주로 살펴본 자료는 미세먼지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대응이 시작되었던 2018년과 2019년에 집중되었기 때문에 그 이후 코로나 시기를 거치면서 일어났던 많은 변화들 즉, 경제활동 침체에 따른 미세먼지 발생의 감소, 개인 위생·건강 관리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의 확산, 그리고 최근 미세먼지 발생 원인에 대한 다양한 관점들이 논의되는 맥락 등을 다루는 데에는 한계를 가진다. 하지만 미세먼지를 포함한 환경문제는 우리의 일과 생활에 긴밀하고 복합적으로 연관되어 상시적인 영향을 미치며, 따라서 개인들의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과 참여 그리고 연대 의식이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고 있음을 알려주기에는 충분하다. 
우리나라 미세먼지의 국외 영향은 평상시 30~50%, 고농도 시에는 60~80%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간 정부와 지자체, 기업들의 미세먼지 발생 억제를 위한 다양한 노력과 협력은 미세먼지 농도를 꾸준히 개선시켜 2023년에는 전국의 초미세먼지 평균농도가 2019년 대비 22%가량 감소하는 성과로 나타났으며(충북일보, 2024.1.30), 지난 2월 18일에는 국립환경과학원이 미항공우주국(NASA)과 함께 아시아 대기질 공동조사를 실시할 것임을 공표하여, 겨울철 우리나라에 발생되는 고농도 미세먼지의 발생원인 중에서도 인접국가의 영향력에 대한 규명과 아시아의 대기질 관리를 위한 협력 정책의 수립이 기대되고 있다(연합뉴스, 2024.1.21). 이제는 정부와 기업뿐만 아니라, 개인들도 힘을 보태 대중교통 이용, 냉·난방 및 에너지 절약, 일회용품 사용 자제와 같은 생활 속 실천부터 시작해 나가면 어떨까?
 
인용서식 :  고지영, 데이터언박싱 : 미세먼지와 대기오염, 그리고 환경문제, KOSSDA newsletter89, 2024년 2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