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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안의 행복 인식 - 낮은 수준의 불평등한 행복감

  • 작성자KOSSDA
  • 작성일2023.12.27
  • 조회수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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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행복을 기원하고 상대방의 행복을 빌어주는 연말이 되었지만 여러 조사 보고서들이 제시하는 수치는 행복과 거리가 멀어 보인다. 유엔 산하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가 공개한 <2023 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들의 행복도 평가는 10점 만점에 5.95점으로 전 세계 137개국 중 57위에 그쳤다. 통계개발원의 <KOSTAT 통계플러스 겨울호>에 실린 ‘한국인의 행복, 무엇을 해야 할까?’에 따르면 한국은 경세 성장 수준 대비 국민들의 행복 수준이 낮은 국가군으로 분류되었다. 이에 더하여 행복은 그 특성상 경제적인 것으로만 결정되지 않으며, 저개발 국가가 덜 행복한 것도 아니며, 시간이 지나면 점차 행복해진다는 보장도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 이번 데이터 언박싱에서는 KOSSDA 소장 자료 중 ‘행복’을 주제로 하거나 하위 항목 혹은 문항으로 다루고 있는 조사를 살펴보고자 한다. KOSSDA 뉴스레터 79호 데이터 언박싱 <조사데이터로 잡히지 않는 우리의 행복>에서도 행복 데이터를 다룬 적이 있는데 주로 행복의 개념화와 측정(구체적인 설문 항목과 문항)방식에 집중하였다. 그리고 일부 데이터를 통해 우리의 낮은 행복 수준을 확인했으며 그마저도 개인의 건강이나 대인관계를 통한 행복이 공동체나 미래에 대한 기대에서 오는 행복감보다 높게 나타났음을 도출하였다. 이번 행복 데이터 언박싱에서는 활용되는 조사의 맥락을 고려하면서 행복이 어떻게 드러나는지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조사의 목적과 설계에 따라 행복 수준과 행태가 어떠하며 특히 인구 사회학적 특성에 따라 행복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볼 것이다.
3-1. 사회문제 심각성 인식과 행복감  
사회적가치연구원과 트리플라잇은 공동으로 2020년 이후부터 매년 한국인이 심각하게 인식하는 사회문제와 이것이 개인 삶에 미치는 영향력, 그리고 해결방안을 주제로 <한국인이 바라본 사회문제, 2020-2023>을 산출해오고 있다. 조사 항목 중 사회 인식 및 가치관에서 ‘삶에서 느끼는 행복감’을 측정하기 위해 ‘나는 행복하다’란 물음에 ‘본인의 생각이 대체로 어디에 가까운지’를 11점 척도(전혀 그렇지 않다 0점 - 중간 5점 - 매우 그렇다 10점)로 물어보고 있다. 2020-2023년의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나는 행복하다 긍정 응답(6점 이상) 비율이 2020년 65.6%에서 2021년 65.7%, 2022년은 67.4%로 소폭 증가했지만 2023년에는 전년 대비 3.7%p 비교적 큰 폭으로 감소해서 63.7%를 기록했다. 반면, 부정 응답(4점 이하) 비율은 2020년 14.9%, 2021년 17.2%, 2022년 17.9% 그리고 2023년 20.1% 나타내 최근으로 올수록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나는 행복하다’ 긍정 응답(6점 이상)을 시계열-연령대별로 살펴보면, 20대와 30대, 40대는 최근으로 올수록 행복도가 낮아지며 50대와 60대는 높아지는 추세를 보인다. 행복 긍정 비율이 가장 크게 하락한 연령대는 30대로 2020년 72.9%에서 2023년 59.4%로 13.5%p 나 하락했다. 이어 20대도 2020년 70.1%에서 2023년 57.0%로 13.1%p 감소했으며 특히 2023년 기준으로 전 연령대 중 20대가 가장 낮은 행복감을 보였다. 반면 50대와 60대는 2020년 각각 59.2%, 56.7%였던 행복감이 2023년에는 66%, 68.3%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2023 한국인이 바라본 사회문제>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사회문제는 ‘개인 행복의 위기로’ 요약되며, 2020년부터 개인의 행복감은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는데 특히 올해에는 20대와 30대의 행복감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개인 행복의 위기는 1)가계 경제, 일·생활 불균형 등 개인 차원의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2)정부 신뢰 하락, 낮은 사회의 질 등 사회적 자본 감소로 인해 사회문제가 각자 해결해야 하는 개인적인 문제로 변모하고 있으며, 3)코로나 팬데믹부터 시작된 개인의 우울감 증가와 엔데믹 이후 가계 경제 위기로 인해 회복탄력성이 저하되었기 때문으로 해석되고 있다.
3-2. 한국인의 행복 수준과 불평등
국회미래연구원은 개발 성장 중심의 우리 사회가 질 높은 삶과 좋은 사회로 전환될 수 있도록 행복을 주제로 한 <한국인의 행복조사, 2020-2022> 자료를 산출해오고 있다. 이 조사는 우리 국민의 행복 수준과 불평등의 크기를 측정하고 이것의 결정요인을 탐색할 수 있는 대표성 있는 자료를 확보할 목적으로 2021년 처음(2020년은 예비조사) 시행한 대규모 전국단위 표본조사이다. 
<2022년 한국인의 행복조사의 주요 결과 및 최근 3년간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전반적 행복감의 3개년도 추세를 평균(설문 점수 0점-10점)으로 환산하여 살펴보고 있는데, 6.83(20년)→6.56(21년)→6.53(22년)으로 3년 연속 행복 수준이 하락하는 추세를 보인다. 
연령에 따른 변화를 살펴보면, 전반적 행복감의 변화는 30대가 3년 평균 6.83점으로 가장 높고 20대가 6.81점으로 그 뒤를 따르고 있다. 반면 40대 이상부터 하락하여 60대 이상은 6.42점으로 가장 낮다. 최근 3년 조사 결과를 비교하면 모든 연령대에서 전반적인 행복의 감소 추세를 보이나 60대 이상의 경우 22년도에 하락폭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연령별 행복감은 한국 특유의 역U자형을 뚜렷하게 보여주며 30대가 가장 높고 고령으로 갈수록 떨어지는 경향을 보인다.
한편, 전반적인 행복감은 학력이 높을수록 증가하는 형태를 보여주고 있으나 3년간 모든 집단에서 행복 수준이 낮아졌다. 3년 동안 집단 간 행복 수준 하락 격차도 달라서, 대재 이상 집단의 하락폭이 평균 0.25점으로 가장 작고 고졸이 0.47점으로 하락폭이 가장 크다. 그리고 전반적 행복감은 가구 소득 증가에 따라 증가 추세를 보이며, 특히, 3년 동안 소득이 높을수록 행복의 감소폭이 적은 반면, 소득이 낮을수록 감소폭이 증가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 
동일 조사에서 행복 관련 항목으로 ‘삶의 만족도’를 캔트릴 척도로 측정하였다. 이것은 미국 심리학자 하들리 캔트릴(Hadley Cantril)이 삶의 만족도를 측정하기 위해 고안한 것으로, 삶을 사다리에 비유하여 사다리의 꼭대기칸을 더 이상 좋아질 수 없는 ‘최상의 삶’ 10점, 맨 아래칸 0점을 더 이상 나빠질 수 없는 ‘최악의 삶’이라고 할 때 자신의 삶은 어디에 위치하는지 묻는 방식이다. 응답 결과를 살펴보면, 2020년 긍정 응답(사다리 위치 6점~10점) 비율은 80.9%에서 2021년 70.0%로 10.9%p 비교적 큰 폭으로 감소하다 2022년에는 상승해 75.3%(1인가구 보정 시 72.8%)를 나타냈다. 그리고 부정 응답(사다리 위치 0점~4점) 비율은 2020년 6.3%에서 2021년은 11.9%로 거의 2배 가까이 증가하다 2022년에는 7.6%(1인 가구 보정 시 9.2%)로 감소했다. 전반적으로 살펴볼 때, 최상의 삶에 가까운 사다리 위치(6점~10점) 응답율이 ‘최악의 삶’에 가까운 사다리 위치(0점~4점)보다 훨씬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긍정적 응답율(6점~10점)은 점차 감소 추세이나 부정적 응답율(0점~4점)은 점차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인의 행복조사> 각 연도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자신의 사다리 위치 평균이 6.51, 2021년 6.19, 2022년 6.34(1인 가구 보정 시 6.26)로 나타났다. 이를 특성별로 살펴보면, 연령별로는 60대 이상, 학력별로는 중졸 이하, 혼인 상태별로는 사별/이혼/별거, 주거 형태별로는 월세/사글세/무상 거주, 가구원 수 별로는 1인 가구, 고용 형태별로는 임시/일용근로자 저소득 가구 및 개인 등의 특성을 가진 표본에서 현재 자신의 사다리 위치에 대한 평가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3-3. 국민의 정부 역할 인식과 행복 인식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서베이연구센터는 정부의 업무 수행과 수행 방식에 대한 국민인식과 삶의 질에 대한 <정부 역할과 삶의 질에 대한 국민인식조사, 2014/2018/2019> 자료를 산출해오고 있다. 이 자료의 ‘가치관 및 사회현상에 대한 의견’ 부분에서 ‘행복도(귀하는 요즘 행복하십니까, 아니면 행복하지 않으십니까?)’를 0점 ‘전혀 행복하지 않다’에서부터 5점 ‘보통이다’를 걸쳐 10점 ‘매우 행복하다’까지 11점 척도로 묻고 있다. 응답 결과를 살펴보면, 2014년의 부정 응답(0점~4점) 비율은 11.9%에서 2018년 9.5%, 2019년 7.8%로 감소했다. 보통(5점) 응답 비율은 2014년 28.4%에서 2018년 26.3% 소폭 감소했고 2019년에는 17.2%로 비교적 큰 감소폭을 보였다. 긍정 응답(6점~10점) 비율은 2014년 59.7%에서 2018년 64.2%, 2019년 75.0%로 증가했다. 결과를 종합해 보면, 행복도의 긍정 응답은 2014년, 2018년, 2019년 3개년에 걸쳐 증가하고 있는 반면 부정 응답은 소폭이나마 줄어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보통 응답 비율이 비교적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와 같은 행복감의 증가 경향은 앞에서 살펴본 두 자료와는 차이를 보이는데 조사 시점이 2020년대 이전이라는 점에 주의하여 해석할 필요가 있다.
4. 지금까지 국제 비교적 관점에서 항상 낮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우리의 행복감이 국내 조사에서도 실제 감소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조사별 차이는 있지만 행복 조사의 대표격인 <한국인의 행복조사>를 중심으로 살펴볼 때, 나이와 행복 간의 상관관계가 다수의 해외 국가와 달리 역U자형을 보이고 있었다. 즉, 우리나라는 20대, 30대의 행복감이 낮고 50대 이후 고령층에서 행복감이 점차 감소하는 특징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덧붙여 교육과 소득 수준이 낮은 집단은 상대적으로 낮은 행복감을 보이며 이마저도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결과적으로 우리의 행복감은 최근으로 올수록 줄어들고 있으며 우리의 교육, 소득, 직업 등의 사회학적 특징에 따라 우리 안에서도 행복감의 정도와 수준이 다름을 알 수 있다. 
흔히 행복은 심리적인 것으로 간주되어 우리의 일상생활과는 별개로 다루어지는 경향이 있다. 이에 따르면 개인의 개별적 노력으로 심리적 웰빙을 유지하는 것이 행복해지는 길이다. 서울대 행복연구센터 최인철 교수는 이와 같은 행복의 심리학적 담론을 경계하면서 “being good by doing good”을 이야기한다. 그는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운동/산책과 여행이 사람들의 행복에 크게 기여하는 데 이것이 의미와 재미를 동시에 선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결국, 행복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일상생활에 대한 반성과 변화가 필수적이라는 것인데 바로 이 지점에서 우리는 이번 언박싱의 결론을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 지금 우리의 일상생활을 구조화하는 여러 인구사회학적 요인들은 행복을 위한 활동을 제한하고 있으며 우리 안에서도 사회 집단별로 행복을 위한 활동에 접근하고 실천하는 것에 불평등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인의 행복조사, 2023>에서 20대와 60대 이상, 저학력자, 일용직 임금근로자 등의 고용 취약계층, 1인 가구, 가구 소득이 낮은 저소득 집단의 행복이 취약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 행복함은 다양하게 표현되겠지만 행복하지 않음은 우리의 불평등한 사회구조에 기인할 수 있음을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인용서식 : KOSSDA, 데이터언박싱 : 우리 안의 행복 인식 - 낮은 수준의 불평등한 행복감, KOSSDA newsletter87, 2023년 12월